중국의 '판호' 발급 여부가 중요했던 우리나라 게임 업계
지난해 1인당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한 나라는 카타르·아랍에미리트
최근 판호 발급 재개한 중국,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우리나라 게임의 약진 기대

중국은 우리나라 게임 흥행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중국국가신문출판서(NPPA)가 발급하는 '판호(版號·수입 및 서비스 허가증)'가 필요한데, 자연스럽게 판호 여부에 따라 게임 제작사의 주가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번에 판호가 발급된 넷마블의 '제2의 나라: Cross Worlds' / 넷마블
이번에 판호가 발급된 넷마블의 '제2의 나라: Cross Worlds' / 넷마블

지난주 중국정부가 5년 만에 한국 게임 7종에 판호를 발급한 소식이 전해지자 넷마블·데브시스터즈·카카오게임즈 등 게임 관련주들이 일제히 시세를 분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고 한한령 이후 첫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판호 발급 소식이 전해지던 시기에 발간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가 흥미롭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22년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 게임에 1인당 돈을 가장 많이 쓴 나라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왼쪽) 한국 게임 주중/주말 평균 게임 이용 시간 및 게임 이용 시간 중위값 (오른쪽) 월 평균 한국 게임 이용 비용 /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 발췌
(왼쪽) 한국 게임 주중/주말 평균 게임 이용 시간 및 게임 이용 시간 중위값 (오른쪽) 월 평균 한국 게임 이용 비용 /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 발췌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는 한국 게임에 1인당 월평균 76.21달러(약 9만 6200원, 2022년 9월 16일 기준 US 달러로 환산)를, UAE는 68.98달러(약 8만 7100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년도 1위를 기록했던 중국(60.77달러)은 3위로, 3위를 기록했던 미국(55.51달러)은 4위로 떨어졌다.

이용 시간에서도 색다른 특징을 보였는데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1~3위 국가가 모두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이다. 주말에 4시간가량(237분)을 한국 게임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1위 파키스탄은 2위 UAE(235분), 3위 카타르(229분)와 함께 이슬람 문화권으로 묶인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카타르와 UAE의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원인으로 분석한다. 높은 소득을 바탕으로 게임 소비 지출 역시 크다는 것. 아울러 이슬람이 한 달가량 시행하는 금식 기간 '라마단' 동안 게임시간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

(왼쪽) 한국 게임 인지 경로 (오른쪽) 선호하는 한국 게임 /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 발췌
(왼쪽) 한국 게임 인지 경로 (오른쪽) 선호하는 한국 게임 /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 발췌

그런가 하면 서남아시아와 중동지역 사람들은 한국 게임을 접하는 경로로 대부분 SNS를 1위로 꼽았으며, 선호하는 게임으로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강세를 보였다.

한편, 전반적인 게임 이용 시간은 2021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 19)' 기조로 야외활동이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2021년 8월부터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제한한 것과 판호 규제가 유지됐던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이번에 우리나라 게임에 판호가 발급된 것은 중국이 자국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미성년자 게임 중독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올해 중국 시장과 이슬람 문화권에서 우리나라 게임의 약진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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