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도적 방식의 푸아그라 사육법, 금지와 대안 움직임 활발
영국 왕실 푸아그라 메뉴 삭제, 캘리포니아주·뉴욕주는 법정 다툼 진행 중
비건 푸아그라 제품 '헬로 푸아!', '가든 구르메 부아그라' 등장

세계 3대 미식 재료로 꼽히지만 비인도적 사육 방식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푸아그라(Foie gras). 최근 동물 학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푸아그라 금지와 대안에 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바주 / Europe1 홈페이지 갈무리
가바주 / Europe1 홈페이지 갈무리

거위나 오리의 간(살찐, 기름진)을 뜻하는 푸아그라는 가바주(Gavage)라는 사육기술로 악명이 높다. 이는 거위나 오리를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좁은 철창 안에 가두고 입에 철제 호스를 연결, 옥수수·콩 등의 사료를 강제로 밀어 넣어 지방간 상태로 만든 뒤 도축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즉위한 영국 찰스 3세는 오래전부터 푸아그라 요리를 반대해온 대표적인 인물 중에 한 명이다. 그는 10년 이상 자신의 사유지에서 푸아그라 메뉴를 없앤 것은 물론 왕실 거주지까지 확대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영국 왕실은 지난해 11월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에 왕궁에서 푸아그라 메뉴를 없애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州)와 뉴욕주(州)는 푸아그라 금지 법안에 대한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이다. 뉴욕주의 경우 2019년 시의회가 가결한 법안의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9월 뉴욕주 농업부의 반발과 1심 법원의 명령으로 시행이 보류된 상태다. 결국 이에 대한 동물 보호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며 예측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헬로 푸아!' 파르페 병 버전과 500g 조각 버전 제품 / 헬로 플랜트 푸드
'헬로 푸아!' 파르페 병 버전과 500g 조각 버전 제품 / 헬로 플랜트 푸드

이 와중에 스페인의 식물성 고기 브랜드 '헬로 플랜트 푸드(Hello Plant Foods)'에서 비건 푸아그라 '헬로 푸아!(Hello Fuah!)'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제품은 캐슈넛·코코넛오일·렌틸 가루·감자녹말·향신료 등을 사용해 만들어졌음에도 전통적인 푸아그라의 맛과 식감을 훌륭하게 모방했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헬로 푸아!'는 출시 전 1년 동안 800개의 조리법 테스트를 거쳤으며, 기존 푸아그라의 약 절반 가격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헬로 푸아!'는 첫 출시 물량인 5000개가 12시간 만에 매진되었고 2차 물량인 3만 개도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회사 측은 기대 이상의 결과에 당황했다면서도 생산량을 7배로 늘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헬로 플랜트 푸드 설립자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Javier Fernández)는 "우리 비건 푸아그라는 전통적인 푸아그라와 매우 비슷해서 소비자들은 그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 대안에 동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가든 구르메 부아그라(Garden Gourme Voie Gras) / 네슬레
가든 구르메 부아그라(Garden Gourme Voie Gras) / 네슬레

한편, 세계적인 식품 제조 기업 네슬레(Nestlé)도 지난해 한정판 비건 푸아그라 '가든 구르메 부아그라(Garden Gourme Voie Gras)'를 스위스와 스페인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식물성 지방·콩 단백질 및 된장·버섯 분말·트러플 오일 등을 조합해서 만들어졌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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