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개의 대명사 보더콜리의 아성 위협하는 '벨지안 말리노이즈'
문제해결능력·인간의 제스처 읽는 능력·독립성 등에서 높은 점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골키퍼가 트로피 지키기 위해 경비견으로 선택하기도

보더콜리(Border Collie) /Rocbag

일반적으로 '똑똑한 개', '지능이 높은 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품종은 보더콜리(Border Collie)다. 보더콜리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빠르고 민첩할 뿐만 아니라 주인에게 순종하는 기질로 인기도 높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개의 지능과 관련해서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상대는 벨지안 말리노이즈(Belgian Malinois)다.

집에서 기르는 개의 사회적 인지·억제 통제·공간 문제 해결능력의 품종 차이 / 사이언티픽 리포트 갈무리
집에서 기르는 개의 사회적 인지·억제 통제·공간 문제 해결능력의 품종 차이 / 사이언티픽 리포트 갈무리

핀란드 헬싱키 대학의 과학자들은 2016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3개 품종 2352마리(대부분 개인 소유의 반려견)를 데리고 10가지 테스트(SmartDOG™)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7개의 인지과제와 3개의 행동 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구 샘플에는 모든 테스트를 거친 13개 품종 1002마리가 반영됐다.

차이를 보인 주요 테스트 항목은 세 가지다. 먹이에 접근하기 위해 V자 모양 울타리(V-detour)를 우회해야 하는 문제해결 능력, 인간의 제스처(지속적인 포인팅·짧은 포인팅·발로 포인팅·시선 따라가기 등)를 읽어내는 능력, 열 수 없는 상자 안의 음식에 대응하는 태도를 통해 독립성 등을 측정하는 항목이다. 그리고 이들 항목에 대해 1위 13점, 꼴찌 1점으로 점수를 매겼을 때 39점 만점에 35점을 받은 벨지안 말리노이즈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6점을 기록한 보더콜리, 3위에는 호바와트(Hovawart)가 25점으로 자리했다.

(왼쪽) 품종별 V-detour 성공률 (오른쪽) 품종별 V-detour 해결 시간
(왼쪽) 품종별 V-detour 성공률 (오른쪽) 품종별 V-detour 해결 시간

연구팀의 일원이자 반려견 인지 테스트 회사 'SmartDOG' CEO인 카트리나 티이라(Katriina Tiira)는 실험 결과에 대해 "벨지안 말리노이즈는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매우 좋은 결과를 얻으며 두각을 나타냈다"라고 평가하며 "보더콜리 또한 많은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못지않게 다시금 확인된 품종의 특성도 눈에 띈다. 연구 저자인 사라 준틸라(Saara Junttila)는 "대부분의 품종들은 그들만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예를 들어, 래브라도 리트리버(Labrador Retriever)는 인간의 몸짓을 읽는 데는 매우 능숙했지만 공간적인 문제 해결 능력에는 그다지 능숙하지 않았다. 셰틀랜드 시프도그(Shetland Sheepdog) 같은 일부 품종은 거의 모든 테스트에서 높지도 낮지도 않은 균등한 점수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벨지안 말리노이즈 /The American Kennel Club 갈무리

벨지안 말리노이즈는 벨기에에서 목축견으로 개량된 품종으로 현재는 전 세계에서 군견 및 경찰견, 구조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부지고 견고한 몸매를 가지고 있으며 보호자와의 교감과 활동량을 채워주기 위해 신경 써줘야 하는 특징이 있다.

한편, 얼마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국가대표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최근 벨지안 말리노이즈를 구입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월드컵 우승 메달과 FIFA 골드 글러브를 비롯한 트로피를 지키기 위해서 경비견으로 벨지안 말리노이즈를 선택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경비견을 얻는데 2만 파운드(약 3000만 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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