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탈크 성분 베이비파우더 제품 생산·판매 중단할 것"
LTL, 베이비파우더 등이 암 유발했다는 수천 건의 소송 떠맡은 자회사
"중피종과 탈크 사이의 연관성 연구가 사기"라고 주장
전 세계적으로 모든 탈크 기반 제품 철수

존슨앤드존슨(J&J) 베이비파우더의 발암 논란으로 지난해 J&J은 전 세계에서 활석(탈크, talc)을 포함한 베이비파우더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2023년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해당 탈크 포함 베이비파우더 제품보다 옥수수 전분이 포함된 베이비파우더 제품이 더 쉽게 검색된다. 한국존슨앤드존슨 홈페이지에서 베이비파우더 오리지날향 제품의 성분을 살펴보니 성분 표시에서 '탤크(탈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공식 판매처를 클릭하면 판매하는 페이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존슨즈 베이비파우더(오리지날향) 제품 안내 /한국존슨앤드손슨판매(유) 갈무리

수많은 소송... 안전하다는 회사

미국에서 여성 소비자들은 활석 분말에 난소암을 유발하는 석면 성분이 포함돼 있다며 J&J를 상대로 수만 건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회사는 수십 년간 연구 결과 해당 제품은 안전하다며 입장을 반복해 왔다.

지난 2018년 47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던 회사는 2020년에는 그보다 적은 21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를 피해 여성들에게 지급하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피해 여성들은 J&J의 베이비파우더 등 탤컴파우더가 석면에 오염됐다고 주장해 왔고, 이를 사용했다가 암에 걸린 여성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원고 측 변호사 마크러니는 이 사건의 원고 6명이 재판 시작 전 사망했고 2018년 배심원 재판이 끝난 이후 5명이 더 숨졌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사측은 제품에 포함된 탤크가 난소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비자 안전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J&J 탤컴파우더는 수년 동안 여성의 난소암 및 중피종을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2020년 3월 기준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제기된 관련 소송이 1만9000건이 넘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해 J&J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석 베이비파우더 제품 판매를 중지했다. 많은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제품 안정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면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회사는 영국과 나머지 국가에서는 활석 베이비파우더를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적인 이유로 모든 베이비파우더 제품의 주성분을 옥수수 전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미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파우더가 여러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온 전 세계 의학 전문가들의 과학적 분석 결과를 굳게 믿는다. 활석 성분 베이비파우더는 안전하며, 석면을 포함하지 않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탈크와 암 연구가 잘못된 정보다?

케미스트리월드에 따르면 최근 J&J 미국 자회사인 LTL Management는 중피종(중피에 생기며 원인이 대부분 석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종양)과 화장품 활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연구가 사기이며 철회 및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미스트리월드 갈무리

이 회사는 2021년 J&J의 수천 건의 관련 소송을 떠맡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베이비파우더와 기타 탈크 제품이 암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는 수천 건의 소송을 다루고 있다. LTL은 소송이 계속됨에 따라 그 책임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으로 즉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LTL은 12월 중순 '화장품 활석 분말 외에 석면 노출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 중 악성 중피종 33건'을 기술한 2019년 연구 책임자 재클린 몰린(Jacqueline Moline)을 고소했다.

LTL은 연구 대상자 중 적어도 한 명이 섬유 공장에서 석면의 다른 공급원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노출과 관련된 보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몰린이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거나 반박하는 증거를 무시했으며, 존슨의 베이비파우더를 포함한 탈크 파우더 제품에 대한 비하 성명을 '반복적이고 광범위하게'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1894년에 출시된 J&J 베이비파우더는 대표적인 아기용품으로 상징적인 제품이었지만 발암 논란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J&J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옥수수 녹말을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대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모든 탈크 기반 제품을 철수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J&J의 이러한 결정을 현재 진행 중인 소송 탓으로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시중에 팔리는 베이비파우더 및 어린이용 파우더 중 탈크 성분이 포함된 12종에서 석면이 나와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유럽연합보다 3~4년 정도 오래 수많은 유아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된 점 등 늑장 대처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