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 최종 수상에 포함된 '점토 가습기'
재활용 세라믹 분말로 제작, 이후 재활용 클링커로 사용 가능
점토의 기능성은 와인의 역사와도 관련 깊어
3D 프린팅 건설에도 가능성 보여.. 친환경과 견고함, 미적가치 충족
포스코 홀딩스 점토 리튬 사업 추진, 리튬의 새로운 원천으로 기대

얼마 전 발표된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LEXUS DESIGN AWARD 2023)'에서 최종 수상자에 한국인 크리에이터 2명이 포함되어 화제가 됐다.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는 렉서스가 전 세계 청년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모전으로, 우리나라 박경호·허예진 씨는 이번에 의류의 화학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수용성 세제 의류 포장지 '제로백'을 출품해서 인정받았다.

함께 최종 수상에 선정된 작품으로는 안개를 식수로 변환할 수 있는 이동식 장치 포그-X(Fog-X)·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물리적 환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3D 윤곽 프린팅 퍼즐 '터치 더 밸리(Touch the Valley)'·세라믹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3D 프린팅 한 무전력 '점토 가습기(Print Clay Humidifier)' 등이 있다.

점토 가습기 / YANKO DESIGN 갈무리
점토 가습기 / YANKO DESIGN 갈무리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산업 디자이너 지아밍 리우(Jiaming Liu)가 선보인 점토 가습기다. 이 작품은 재활용 세라믹 분말을 사용해서 3D 프린팅 하는데 두 가지 구조로 단순하다. 윗부분은 물을 흡수하고 증발시키는 부분이고, 아래는 물을 붓고 저장하는 부분이며 유약 처리되어 있다. 물론 따로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는 구조다.

점토 가습기 재활용 개념과 제작 과정 / YANKO DESIGN 갈무리
점토 가습기 재활용 개념과 제작 과정 / YANKO DESIGN 갈무리

또한, 3D 프린팅 과정에서 곡선 형성도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수분 흡수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가습기로서의 수명이 끝나면 재활용 클링커(clinker, 반용융 상태로 딱딱하게 구운 덩어리 상태의 물질)로 사용할 수 있어 다른 3D 점토 프린팅의 재료가 된다. 그야말로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지만 점토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꽤 매력적인 재료다. 충분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형이 어렵지 않고 나름의 분위기로 유행을 타지 않는다.

점토 와인랙과 타일 / FOOD&WINE, Sandkuhl Clay Works 갈무리
점토 와인랙과 타일 / FOOD&WINE, Sandkuhl Clay Works 갈무리

보관이 중요한 술로 대표적인 것이 와인인데 와인의 역사에서도 점토는 유용했다. 고대에 와인을 담았던 암포라(amphora)는 점토로 만들어진 토기다. 점토가 가지고 있는 다공성은 내용물을 시원하게 유지하는데 탁월했고 와인을 숙성 및 보관하는데도 적절했다.

지금이야 와인 냉장고를 비롯해서 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유지시키지만 지금도 점토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와인의 경우 전통을 따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기에 이들에게 어필하는 점토 제품, 이를테면 와인랙이나 저장 타일 같은 것들은 여전히 인기가 있다.

최근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첨단 건축 연구소(The Institute of Advanced Architecture of Catalonia, IAAC)는 이탈리아 3D 프린팅 회사 WASP(World’s Advanced Saving Project)와 협력해서 3D 프린팅 흙벽을 만들었다. 40시간에 걸쳐 완성된 벽은 점토와 쌀 섬유 혼합물로 인쇄되었고 벽에 설치된 계단은 목재 빔을 사용했다.

이 작업은 하중을 지탱하는 흙 구조물을 실현하는 첫 단계로서의 가치와 함께 건설산업에서의 3D 프린팅 발전을 촉진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같은 팀이 지난해 9월 지역 토양을 사용한 제로 폐기물 주택 프로토타입을 인쇄한 'TOVA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으로 볼 필요도 있다. 재료 수급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는 건축 과정은 말할 나위 없는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적 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은 자신들의 시도에 대해 '견고함과 미적 표현력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 홀딩스는 호주 광물 탐사 및 개발 전문회사 진달리리소스(Jindalee Resource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점토 리튬(Lithium Clay) 사업 추진에 나섰다. 미국 현지에서 탐사 중인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시추해서 최적 리튬추출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성 검토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으로 급등한 포스코 홀딩스의 주가에서 볼 수 있듯 리튬의 새로운 원천으로 점토가 기대를 받고 있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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