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구단의 기반인 연고지의 상징과 의미를 담는 유니폼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탄광산업·철강산업을 묘사한 '석탄과 강철' 한정판 유니폼 선보여
포항스틸러스 새 유니폼 'The era of ORANGE GOLD’도 포항의 특수성 담아
시민구단을 비롯 많은 K리그1 팀이 연고지 이미지를 유니폼에 반영

프로스포츠 구단에게 연고지는 존립의 기반이자 인기의 기본적 토대가 된다. 그래서 구단과 지역사회가 서로를 응원하고 문화적 교류를 하며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은 경기장 안팎의 프로스포츠에서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팀을 상징하는 유니폼은 경기장이 아니더라도 팬과 선수, 팀이 함께한다는 의미를 실제로 보여주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니폼에 연고지의 상징과 의미가 담기기도 한다. 축구가 특히 그렇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19일(현지시각) 헤르타 BSC와의 경기에서 처음 선보인 검은색 유니폼도 연고지의 의미가 녹아있는 경우다. 팬들에게 한정판으로 출시한 '석탄과 강철(Coal and Steel)'이라는 이름의 이 유니폼은 도르트문트라는 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선보인 한정판 유니폼 '석탄과 강철(Coal and Steel)'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홈페이지 갈무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선보인 한정판 유니폼 '석탄과 강철(Coal and Steel)'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홈페이지 갈무리

독일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뜻하는 '라인강의 기적'에서 도르트문트의 탄광산업과 철강산업은 빼놓을 수 없다. 현재는 많이 쇠퇴했지만 그래도 지역의 성장에 상징과도 같은 산업이고, 지금도 독일의 대표적인 공업 도시로써 자리하는데 바탕이 되어준 산업들이다. 이번에 선보인 유니폼의 디자인에는 이런 부분들이 많이 반영되었다.

기본적으로 검은색은 석탄, 은색은 강철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유니폼의 전체적인 색깔을 검은색으로 하면서 석탄의 패턴을 넣었고, 글자와 문양 등은 은색으로 제작해서 금속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글자의 폰트와 백넘버의 묘사 역시 강철이 느낌을 살린 것을 느낄 수 있다. 셔츠의 목덜미에는 '보루시아 커넥트(Borussia connects)'를 써넣어 관계성을 부각 시켰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바로 포항스틸러스의 유니폼이다. 포항이 포항제철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공업도시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 도르트문트와 많이 닮은 만큼 유니폼에 담긴 의미도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포항 스틸러스 창단 50주념 기념 2023 시즌 유니폼 ‘The era of ORANGE GOLD’ / 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포항스틸러스 창단 50주념 기념 2023 시즌 유니폼 ‘The era of ORANGE GOLD’ / 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포항 스틸러스는 창단 50주년과 이번 시즌을 맞이해서 새로운 유니폼 ‘The era of ORANGE GOLD’를 발표했다. 가장 의미가 담긴 오렌지 컬러는 포항제철 축구단 창단 원년의 색상이자 쇳물이 뿜어내는 주황빛을 상징한다. 여기에 더해진 금빛은 50년 역사를 상징한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또한, 유니폼 전면에 디자인된 키 아트(Key Art)는 용광로 내 쇳물 표면 형상을 패턴으로 재해석해 구성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백미는 새로운 유니폼 화보에 제철소를 연상케 하는 배경과 불꽃, 오렌지빛 조명을 활용해서 구단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최근 이번 시즌 K리그1 팀들의 유니폼 발표가 이어졌다.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는 와중에 연고지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넣은 구단들도 꽤 있다. 일부 시민구단으로서는 더욱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팀과 지역이 브랜드로써 자리매김하는 데는 이만한 것도 없다.

왼쪽부터 강원FC·제주유나이티드FC·광주FC·대전하나시티즌 2023시즌 유니폼
왼쪽부터 강원FC·제주유나이티드FC·광주FC·대전하나시티즌 2023 시즌 유니폼

강원FC는 유니폼 전반과 소매에 태백산맥의 능선을 다이내믹한 직선 형태로 패턴화 적용해서 선보였는가 하면, 제주유나이티드FC는 유니폼의 이름을 제주도의 관광명소 사려니숲에서 따와 '사려니'라고 지으며 유니폼에 형상화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 승격한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은 광주의 상징인 주작의 발톱 자국과 대전의 상징물 한빛탑·엑스포다리를 각각 유니폼 디자인에 반영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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