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 질 바이든 "사실상 선언 시기와 장소 선정만 남아"
많은 나이 지적에 조 바이든 대통령 "나를 지켜봐 달라"
임기 동안 크고 작은 실수와 실언, 넘어지는 모습들은 불안요소
최근 받은 건강검진 결과와 국정수행 지지율의 양호한 흐름이 재선 의지 동력으로 작용
현지에서는 4월쯤 공식 출마 선언이 이루어질 것이라 관측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본인은 물론 영부인인 질 바이든까지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재선 출마 의지를 밝히기 시작했다.

질 바이든과의 인터뷰 기사 '바이든이 출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미국 영부인이 말했다' / AP 통신 갈무리
질 바이든과의 인터뷰 기사 '바이든이 출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미국 영부인이 말했다' / AP 통신 갈무리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진행된 AP 통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와 관련, 사실상 출마 선언 시기와 장소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연임 의지는 공공연히 밝혀왔지만 공식화하지는 않은 상태로, 이미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는 비교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여사는 인터뷰에서 "그가 도대체 몇 번이나 더 말해야 (재선 의사)믿겠느냐"라며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했다. 그 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남편 재선 결정에 영향력이 있으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부부니까 물론 내 말을 듣겠지만 자기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재선에 도전할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마무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너무 많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재선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나이 지적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내 나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 나를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바이든은 올해 81세로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내년 재선에 성공한다면 임기를 마치는 시기의 나이는 86세가 된다.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바이든이 임기기간 보여준 크고 작은 사고와 실수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지난해만 따져보더라도 4월 한 대학에서 연설 후 허공에 악수를 건네는 모습을 보인 일이나 10월 민주당 기념행사에서 미국을 '54개 주'라고 실언했던 일,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부르는 실수 등을 하면서 치매설에 빌미를 제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The White house 갈무리

최근 동유럽 방문 일정을 마치고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진 일도 불안함을 높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미 2021년 3월에도 전용기 트랩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3번이나 중심을 잃었는가 하면, 이후에도 비행기에 오르는 과정에서 수차례 아찔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진 일도 있었다.

물론 바이든 입장에서도 이런 우려에 대해 할 말은 있다. 이번 달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완전히 적합하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진행한 이번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케빈 오코너 백악관 주치의는 "대통령은 여전히 직무에 적합한 상태에 있고, 건강하고 원기왕성한 80세 남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지지율도 바이든의 재선 의지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공영방송 NPR-PBS, 여론조사 업체 마리스트가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6%를 기록, 지난해 3월 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바이든의 일부 보좌진과 현지 매체는 4월쯤 바이든의 공식 출마 선언이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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