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톰의 신발 같은 모양으로 화제인 '빅 레드 부츠'
미국 TV 만화 시리즈 캐릭터에서 영감받아
SNS와 뉴욕패션위크에서도 화제.. 리셀가가 200만 원을 넘기도
신발이라기보다는 메시지가 담긴 실험적 작품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Tezuka Osamu)가 만들어낸 대표 캐릭터 '아톰(Atom)'. 1952년에 등장한 이 캐릭터의 이름이 최근 패션계에서 자주 거론된다.

'예술·패션·기술·자본주의에 참여하는 예술 집단'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브랜드 미스치프(MSCHF)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고무로 만든 빨간색 신발을 론칭했다. 신발의 정확한 이름은 ‘빅 레드 부츠(Big Red Boot)'지만 모양이 마치 아톰의 신발이 연상된다고 해서 '아톰 부츠'로 불린다.

(왼쪽) 아톰 (오른쪽) 부츠(Boots)
(왼쪽) 아톰 (오른쪽) 부츠(Boots)

그런데 애칭과는 달리 정작 신발의 탄생은 다른 작품과 관련 있다. 미스치프 측에 따르면 이 신발은 미국 TV 만화 시리즈 '도라의 모험'에 등장하는 원숭이 캐릭터(Boots)가 신고 다니는 신발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

어찌 됐든 아톰 부츠는 등장과 동시에 SNS 상에서 큰 화제를 낳았고, 릴 웨인·디플로·시애라 등 많은 아티스트와 인플루언서들의 인증샷이 줄을 이었다. 급기야 뉴욕패션위크에도 등장, 사라 스나이더나 위즈덤 케이 같은 모델들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어 화제가 되었다.

자신의 책임 하에 시도하십시오 / lilap3 틱톡 갈무리
자신의 책임 하에 시도하십시오 / lilap3 틱톡 갈무리

사실 이 부츠는 신발로서의 기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즉 고무 탄성을 가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목 부분은 유연하게 접히지만 발이 들어가는 부분이나 발바닥 부분은 매우 딱딱하고 인체공학적인 배려는 전혀 없다. 신고 벗기도 매우 불편해서 이를 비꼬는듯한 틱톡 영상이 돌기도 한다.

스톡엑스에 올라와 있는 아톰 부츠 / 스톡엑스 갈무리
스톡엑스에 올라와 있는 아톰 부츠 / 스톡엑스 갈무리

가격도 만만치 않다. 론칭을 하면서 책정된 정가는 350달러(약 46만 원)였지만 화제성에 힘입어 발매 수 분 만에 매진되었고 덕분에 리셀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StockX)에는 현재(27일 기준) 2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올라와 있다.

사실 마스치프도 신발로써 이 상품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제품 소개의 시작을 '멋진 3D 세계를 위한 만화 부츠(CARTOON BOOTS FOR A COOL 3D WORLD)'라고 시작할 만큼 비현실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일종의 실험적 작품에 가깝다. 그렇게 이해했을 때 화제 또는 유행을 소비하는 시대임을 고려하면 이미 성공한 작품에 속할지도 모르겠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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