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부터 전파되는 수포성 질병 '스포로트리쿰증(Sporotrichosis)', 영국에서 최초 발생
남미 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된 일 없어.. 브라질에서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간주
붉은색 또는 보라색 돌기 병변, 폐렴 증상 등 발현
치유 속도가 느리고 부작용 우려.. 남미 지역 고양이 접촉 자제 필요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고양이로부터 사람이 옮은 피부 수포성 질병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았다. 이는 '스포로트리쿰증(Sporotrichosis)'이라는 피하 진균증으로, 남미에서 발견된 이래로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은 없었던 질병이다.

이번 달에 발표된 〈의료 균류 사례 보고서(Medical Mycology Case Reports)〉에 실린 스포로트리쿰증 감염 사례에 등장하는 세 명은 엄마와 딸, 남자 수의사로 모두 같은 고양이에게 긁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양이는 브라질에서 구조된 것으로 보이는데 세 명 모두 스포로트리코시스 브라질리엔시스(sporotrichosis brasiliensis)이라는 같은 유형에 대해 양성반응을 보였다.

(왼쪽) 엄마의 증상 (오른쪽) 딸의 증상 / 의료 균류 사례 보고서 갈무리
(왼쪽) 엄마의 증상 (오른쪽) 딸의 증상 / 의료 균류 사례 보고서 갈무리

사례 속의 엄마는 브라질 남동부 출신의 63세 여성으로 영국에서 3년 동안 거주했지만, 이 기간 동안 브라질 방문은 하지 않았다. 다만 집고양이에게 약을 먹일 때 긁혀서 생긴 오른쪽 팔뚝 병변이 3주가량 지속되어 병원 진료를 받게 되었다.

딸 역시 마찬가지로 엄마와 같은 시기에 영국으로 이주했고 브라질로 다시 여행한 기록은 없다. 딸의 경우 고양이에게 긁힌 가운데 손가락이 8주 동안 낫지 않는 증상을 보였다. 이에 엄마와 딸 모두 6개월 동안 진균 치료를 위해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을 6개월 동안 투여했으며 결과적으로 완치되었다.

수의사는 같은 고양이를 검사하던 중에 긁힌 경우다. 수의사 역시 손가락과 팔에 병변이 생겼고 3개월의 치료 과정을 거쳤다.

연구진은 이 사례에 대해 브라질에서 영국으로 이주할 때 데리고 온 고양이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가족들에 의해 구조된 9살 된 수컷 고양이로 인해 스포로트리쿰증이 전염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고양이 품종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스포로트리쿰증은 1990년 이전에는 브라질 일부 지역에서만 확인되었지만 이후에는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간주되며 공중보건에 위협요소로 지목하고 있고, 확산 방지가 요구되는 전염병으로 평가된다.

스포로트리쿰증 감염 과정 / CDC 갈무리
스포로트리쿰증 감염 과정 / CDC 갈무리

감염된 동물이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직접 전파할 수 있는 스포로트리쿰증은 사람이 감염될 경우 긁히거나 물린 부위에 붉은색 또는 보라색 돌기 형태의 병변을 만든다. 진균 포자를 흡입하게 되면 기침·발열·호흡곤란과 폐렴 등을 겪을 수 있으며, 드물게는 뼈·관절·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포로트리쿰증은 치료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치유 속도가 매우 느리고 간혹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브라질이나 기타 남미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면 최대한 고양이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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