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주말 경기 부천 소사본동 일대에서 흙탕물 수돗물
수도 공사, 급한 보수나 휴일 공사는 예고 없이 진행돼
주민 건강에 직결된 수돗물, 빠른 수도 관련 공지 시스템 필요

주말에 경기 부천시 일대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6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A씨는 싱크대 수도에서 황토색 물이 쏟아지는 걸 발견했다. 욕실의 세면대 수도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휴일이었지만 다행히 부천시청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주소를 밝히지 않았는데 수도에서 녹물처럼 누런 물이 나온다는 말에 직원은 단번에 A씨의 주거지 소재를 알아맞혔다고 했다.

"오전 9시 반에서 10시 20분까지 수도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며 '물을 5분 정도 틀어 놓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안내를 받은 A씨, 하지만 수도를 10분 넘게 틀어도 물 색깔이 전처럼 투명해지지 않자 결국 생수를 구입해야 했다.

오후 4시쯤 수돗물 색깔은 예전으로 돌아왔지만 흙 알갱이가 한두 개씩 딸려 나왔다고 했다.

컵에 받은 물 속에 흙 알갱이  / 사진 출처-독자 제보
컵에 받은 물에 흙 알갱이 / 사진 출처-독자 제보

부천시 상수도 홈페이지에도 관련 공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관할 통장에게 기자가 문의하니 '평일 미리 예정된 수도 공사는 동사무소에서 공지를 하는데 급한 보수나 휴일공사는 별도공지가 없어 주민들에게 안내하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매년 발생하는 수돗물 관련 이슈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수도공사의 소통 부재도 주민들의 답답증을 가중시킨다. 개인이 '알아서 체크'하고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아직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신정동 일대에서도 상수도관 세척작업 과정에서 배관 접합부위가 이탈하면서 누수가 발생, 6시간 만에 복구되었다는 SBS의 보도가 있었다. 그 사이 주민들은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서 근방의 수돗물 상태를 묻는 등 원인을 몰라 혼란스러워했다.

같은 해 12월 경기 여주 지역 커뮤니티에는 하루도 안 된 수도 필터가 갈색으로 변했고 다른 가정은 어떤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아래에는 주말이라 수도사업소에서 2,3일 뒤에나 확인하러 온다는 글을 비롯해 녹물이 나온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 경북 영주시 수도사업소 홈페이지의 민원 게시판은 2019년 7월 29일 이후로 직원의 답변이 달리지 않고 있다. 민원 중에는 갑자기 단수를 시키면 어쩌냐는 성토의 글도 눈에 띄었다. 영주시 수도사업소 측에 문의하니 '민원 대부분 유선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소홀했다며 앞으로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경북 영주시 수도사업소 민원 게시판 / 출처 - 경북 영주시 수도사업소 홈페이지
경북 영주시 수도사업소 민원 게시판 / 출처 - 경북 영주시 수도사업소 홈페이지 캡처

전북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부의 경우 따로 민원 게시판은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유선으로 민원을 접수하는 콜센터의 연장근무를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커뮤니티에는 작년 5월에도 녹물 발생으로 인한 대처를 물어보는 주민의 게시글이 올라와 공사 이후의 안내가 부족함을 드러냈다.

A씨는 '건강과 직결된 수돗물인데 아마 모르고 흙탕물을 사용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급한 보수나 휴일공사라도 일단 진행된 건은 나중에라도 주민들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천시청 상수도 측은 '16일 소사본동에 긴급 누수로 인하여 진행된 공사인만큼 사전 공지가 어려웠다'는 점의 양해를 구했다. 또한 이런 경우 따로 게시하는 공간은 없지만 '발생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상담팀에 전달하여 문의하는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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