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즐기는 사람도 많아지고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보통 와인은 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서 고르거나 품종 또는 와이너리의 개성을 느끼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와인에 변화를 주는, 이를테면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상그리아와 뱅쇼는 대표적인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상그리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즐겨 마시던 와인 칵테일로, 사과·오렌지·레몬 등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병에 담고 레드와인을 부은 후 뚜껑을 닫은 상태로 냉장고에 하루 정도 숙성 시킨 뒤 마시는 방식이다. 뱅쇼는 과일과 시나몬, 꿀 등을 넣고 20~30분가량 끓여서 따뜻하게 마시는 와인 칵테일이다.

와인을 칵테일로 마시는 것은 색다른 경험을 주기도 하지만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와인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다음은 상그리아와 뱅쇼 말고도 와인을 활용한 칵테일 몇 가지다. 저가의 레드와인과 콜라를 1:1로 섞고 레몬즙을 첨가해서 마시는 칼리모초(Calimocho)는 굳이 포함시키지 않았다.

프렌치 75 / 리큐르닷컴 갈무리
프렌치 75 / 리큐르닷컴 갈무리

◆ 프렌치 75(French 75)

'프렌치 75'는 1차 세계대전 중 파리에서 탄생한 칵테일로, 숫자 75는 당시 프랑스의 구경 75mm 최신예 대포의 이름에서 따왔다.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은데 먼저 진(30ml)과 레몬주스(15ml)를 2:1 비율로 넣고 설탕 한 스푼(혹은 심플 시럽)을 넣은 뒤 나머지를 샴페인(스파클링)으로 채우면 된다. 1927년에 발간된 칵테일 관련 책 〈Here's How〉에는 '키가 큰 유리잔'에 따라 마시는 것을 권한다고 적혀있다.

셰이커를 사용할 경우 얼음 약간과 진·레몬주스·시럽을 넣고 섞어준 뒤 잔에 따르고 샴페인을 채우면 된다. 잔은 트위스트 레몬 필로 장식해 주면 좀 더 있어 보인다.

맛은 사용된 진과 샴페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산미와 단맛, 쌉싸름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식전주로도 괜찮고 가벼운 음식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다.

(왼쪽) 벨리니 (오른쪽) 미모사 / 리큐르닷컴 갈무리
(왼쪽) 벨리니 (오른쪽) 미모사 / 리큐르닷컴 갈무리

◆ 벨리니(Bellini) & 미모사(Mimosa)

샴페인을 복숭아와 섞으면 벨리니고 오렌지와 섞으면 미모사라고 이해하면 된다. 상그리아와 유사하다.

이탈리아 화가 이름에서 따온 벨리니는 드라이한 스파클링과 복숭아 퓌레를 섞으면 되는데, 퓌레는 껍질을 제거한 복숭아나 캔 복숭아를 믹서기로 갈아서 만들면 된다. 샴페인(120ml)과 퓌레(60ml)를 2:1 비율로 만들면 적당하다. 복숭아 대신 딸기나 망고를 사용하기도 하며 벨리니 칵테일 와인을 따로 팔기도 한다.

미모사 꽃과 색이 같아 이름도 같은 미모사는 스파클링과 오렌지주스를 1:4 비율로 따르고 저으면 완성된다. 비율은 취향에 따라 조절하고 차갑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얼음은 넣지 않는다.

뉴욕 사워 / 리큐르닷컴 갈무리
뉴욕 사워 / 리큐르닷컴 갈무리

◆ 뉴욕 사워(New York Sour)

1870년대 전후로 탄생한 것으로 알려진 뉴욕 사워는 보는 맛이 있는 칵테일이다. 완성된 모습에서 볼 수 있는 붉은 빛깔이 마치 뉴욕의 석양과도 닮았기 때문이다.

일반 버번위스키(60ml)에 레몬주스(30ml)를 섞어주고 취향에 따라 시럽을 추가한다. 여기에 달걀 흰자를 넣을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데 선택사항이면서도 난이도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아무튼 얼음조각들과 함께 잘 셰이킹을 한 뒤 얼음을 채운 글라스에 옮겨 따른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은 이 글라스에 레드 와인(30ml)을 따르는 과정이다. 와인의 붉은빛이 잔 위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티스푼을 뒤집어서 글라스 벽에 붙인 다음 그 위로 천천히 따라주는 방법을 쓰면 된다. 보는 맛이 좋으면서도 복잡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칵테일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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