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기분에 주는 영향은 일부 민감한 부류가 있으나 대개 크지 않다
관절염은 높은 습도, 낮은 온도, 낮은 기압에 따라 비나 눈이 올 때 통증 악화
기분의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를 날씨로만 따지기는 모호하다

눈부시게 쨍한 하늘에 어느새 비를 품은 구름이 몰려온다. 금세 기분이 다운되고 젖은 패딩을 입은 것처럼 몸이 무거워진다. 도대체 날씨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걸까?

목이 아픈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뒷목을 만지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누구나 날씨가 기분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대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기분이 우울해지고 화창한 날에는 활력이 생기는 듯하다. 선호하는 날씨는 개인차가 있지만 '선호'라는 것 또한 날씨와 컨디션이 관계가 있다는 뜻 아닐까?

날씨의 변수와 다양한 기분의 변수는 연관이 있다

휴스턴감리교병원(houstonmethodist) 사이트에 21년 7월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1984년 진행된 연구에서는 기분과 연관 있는 날씨의 변수를 일조량, 강수량, 온도, 바람, 습기, 기압으로 설정했다. 이 연구에서는 햇빛, 온도, 습도의 양이 사람의 컨디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결론이 나왔다. 특히 습도가 높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4 날씨와 / 사진 출처 - 영국 심리학회 캡처
1984년 '기분과 날씨의 관계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 논문 / 사진 출처 - 영국 심리학회 캡처

2005년 진행된 연구에서는 쾌적한 날씨에 야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고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때문에 봄은 기분 개선과 관련이 있고 더운 여름은 우울한 기분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날씨와 기분은 연관은 일관되지 않다

하지만 모든 연구가 명확한 연관성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연구에서는 날씨가 본질적으로 긍정적인 기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조량과 온도가 행복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햇빛, 바람, 온도가 피로와 같은 부정적인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매우 적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ㅇㅇㅇ / 사진 출처 - 미국 심리학회 캡처
2008 '날씨가 일상의 기분에 미치는 영향' 논문 / 사진 출처 - 미국 심리학회 캡처

또한 2005년에 진행됐던 연구도 쾌적한 날씨에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과 기분 개선 사이의 연관성을 제시했지만 그 영향이 일관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계절성 정서 장애(SAD)로 대표적인 예는 '겨울 SAD' 또는 '겨울 블루스'라고 하는데 겨울의 짧은 기간 동안 느끼는 우울한 기분을 뜻한다. SAD진단을 받은 사람은 미국 인구의 약 6% 미만으로 비교적 드물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는 경미해서 드러나지 않을 뿐 실제로는 더 흔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2011년 연구결과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날씨와 기분의 연관성은 거의 없다고 결론이 나왔으나 일부 날씨 변화에 민감한 부류는 있었다고 한다.

/ 사진 출처 - 미국 국립 보건원
2011 '날씨가 기분에 미치는 영향의 개인차' 논문 / 사진 출처 - 미국 국립 의학 도서관

관절염 환자는 대체적으로 영향

2019년 5월 체스티 카운티 병원 사이트에 올라온 글에는 관절염 환자가 습도와 온도, 기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습도가 높고 온도와 기압이 낮아지는, 즉 비와 눈이 오는 날에 통증이 악화되며 저조한 컨디션을 보인다고.

날씨와 기분 사이의 모호한 관계

기분은 매우 복잡하며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만약 비를 싫어하는 사람이 소나기가 오는 날 사랑을 만났다면? 만약 눈을 좋아하는 사람이 눈길에 미끄러져 골절사고를 당했다면? 만약 더위를 싫어하는 사람이 땡볕 속에서 고대하던 승진 소식을 들었다면? 무수한 만약들과 함께 생성되는 기분의 변수를 날씨에만 꿰어 맞출 순 없다.

비를 즐기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비를 즐기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날씨 탓만 하면서 활동량을 줄이면 스스로 내 컨디션을 날씨에게 떠넘기는 꼴이 된다. 일단 몸을 일으켜서 5분, 아니 3분 제자리 뛰기라도 해 보자. 거울 속 상기된 얼굴이 말해 줄 것이다. 내 기분은 날씨가 아니라 내가 주도한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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