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바이러스 설사병 (BVD)은 설사, 고열, 구강궤양, 폐렴, 폐사까지 초래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송아지 '진저'는 BVDV에 강한 면역력
국내에도 BVDV 인식 확산과 백신 의무화 등 예방안 필요

미국에서 소 바이러스 설사증에 면역력을 가진 유전자 조작 송아지가 태어났다. 이번 연구로 축산업계에 항생제나 항균제 사용의 대안으로 유전자 조작이 논의될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네브래스카-링컨 대학의 수의학 교수 Brian Vander Ley와 유전자 편집 소 Ginger / 사진 출처 - 미국화학학회 과학저널 Science X
네브래스카-링컨 대학의 수의학 교수 Brian Vander Ley와 유전자 편집 소 Ginger / 사진 출처 - 미국화학학회 과학저널 Science X

9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 넥서스(PNAS Nexu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네브래스카-링컨 대학의 브라이언 벤더 레이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으로 소 바이러스성 설사증 바이러스 (BVDV:bovine viral diarrhea Virus) 감염에 면역력을 가진 송아지 생산에 성공했다.

BVDV는 돼지 콜레라 바이러스와 같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축 질병을 일으키는 페스티바이러스로 분류된다.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감염된 소는 급성설사와 고열, 구강 궤양, 폐렴 등 중증 질병을 나타낼 수 있고 심하면 폐사하기도 한다.

특히 임신한 소의 감염은 태아감염으로 이어져 유산이나 기형발생률을 높인다. 태반에서 살아남아 출생한 송아지도 지속성 감염(PI) 보균 개체가 되어 전 생애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해 다른 소들을 감염시킨다. 이 경우 송아지가 겉으로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응이 늦어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축산업계가 196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는 BVDV예방백신은 확산이 빠르고 변이가 쉬운 바이러스의 특성상 완벽한 제어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한다. 현재 뚜렷한 치료약은 없는 상태라서 악성 변종의 출현에는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MDBK 세포에서 <em>CD46</em> A <sub>82</sub> LPTFS <sub>87</sub> 치환과 <em>CD46</em> 유전자 결실을 비교 / 사진 출처 - PNAS Nexus
MDBK 세포에서 CD46 A 82 LPTFS 87 치환과 CD46 유전자 결실을 비교 / 사진 출처 - PNAS Nexus

연구팀은 BVDV에 취약성을 유발하는 소수의 아미노산을 변경하고 CD46은 건드리지 않았다.

CD46은 T세포에 의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연결하여 세포 면역 반응을 미세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용성 분자로 BVDV와 결합한 이후 바이러스의 유입을 촉진시킨다.

연구팀은 CD46을 놔둠으로써 정상적인 소의 기능을 모두 유지하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실제로 그들이 탄생시킨 유전자 조작 송아지 '진저'는 생후 20개월이 될 때까지 부작용 없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벤더 레이 교수는 후속 연구에서 진저의 품종인 기르(Gir) 외에도 다른 품종의 복제 필요성을 전했다. 또한 진저가 임신하면 태아까지 모니터링되어 연구가 진행된다.

벤더 레이 교수와 미국가축연구센터(USMARC)의 마이클 히튼은 '유전자 조작의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래에는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게 되어 항균제 내성을 다룰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또한 바이러스의 원인 제거로 축산농가에는 백신에 대한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1월 축산경제신문에서는 BVDV가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보고대상 질병인 반면 국내에선 3종 법정가축전염병으로도 지정되지 않아 피해규모에 대한 분석이 전무한 점을 우려했다.

특히 일반 농가의 경우 지속감염우로 인해 증상이 표면상 드러나지 않아 이해도가 낮은 데다 백신접종도 의무가 아니라서 BVDV 감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우리나라도 BVDV에 대한 정보 확산과 예방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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