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의 보상만 생각하면 과정에서 도파민 분비가 줄어든다
과정을 최종 목표로 삼으면 도파민 분비가 촉진된다
뇌를 속이는 '거짓말'은 진실이 되기도 한다

만약 마라톤을 처음 시작한 당신이 '완주'가 아닌 '우승'을 노렸다면 훈련 도중에 관둘 가능성이 높다. 느릿느릿 쌓이는 실력에 비해 우승은 턱없이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과를 향한 노력은 언제나 지난하고 괴롭다. 그런데 어떤 저명한 뇌 과학자가 힘든 노력이 즐거울 수 있다고 한다. 정말일까?

스탠퍼드 의대 신경생물학과 교수인 앤드류 D. 후버만 (Andrew D. Huberman)은 뇌신경 분야 전문가로 유튜버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지난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보상을 바라면 망하는 이유'는 유저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후버만 교수는 영상에서 몇 년 전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한 '그림 그리는 유치원생들'에 대한 실험을 소개했다.

그림 그리는 아이들 / 사진 출처 - 프리픽
그림 그리는 아이들 / 사진 출처 - 프리픽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연구원들이 금별 스티커와 같은 보상을 주자 아이들은 더 신나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보상이 중단되자 아이들의 그림에 대한 흥미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이 결과는 보상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 추구하게 된다면 과정의 재미와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후버만 교수는 이것을 도파민 기능으로 설명한다.

도파민은 기억, 움직임, 동기 부여, 기분, 주의력 등의 신체 기능에서 '보상 센터' 역할을 하는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이다. 낮은 도파민 수치는 동기 부여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높은 수치는 중독 및 충동과 관련될 수 있다.

한 때 '도파민 단식'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일정 시간 휴대폰을 끄고 금연을 하고 설탕을 끊는 등의 쉬운 도파민 방출을 억제해서 도파민 내성을 줄이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이런 금지 행위가 오히려 단식 후의 폭식처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평소에 균형을 맞추는 습관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목표가 불확실하거나 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 도파민이 필요하다.

좌절한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좌절한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도파민이 시간에 대한 인식을 조절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후버만 교수는 말한다. 도파민을 언제, 얼마큼 겪느냐가 시간에 따른 경험을 분배한다는 것이다. 즉 노력과 결실을 통틀어 길게 인식하는 동안, 보상시점이 나중이라고 인지하게 되면 중간 과정에서 도파민이 나오지 않아 덜 즐겁다는 것이다.

후버만 교수는 접근성이 쉽지만 그래서 또 허황되다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우리의 뇌, 그러니까 도파민을 결과나 성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노력과 과정에서도 보상을 느낄 수 있도록 훈련하는 방법이다. 즉 노력하는 것 자체를 최종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노력은 좋은 거야, 이건 즐거워, 고통스럽지만 나는 이 일을 사랑하고 내 선택으로 하고 있어'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하고 인지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뇌를 속이는 '거짓말' 일수도 있지만, 외부적 보상보다 내부적 보상과 연결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후버만 교수의 동료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의 연구에 의해 대중화된 '성장 마인드 셋' 이론이기도 하다. 이 노력이 거듭되면 힘든 과정과 노력에서도 도파민 분비가 촉진될 수 있다.

화이팅 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화이팅 하는 사람 / 사진 출처 - 프리픽

도파민은 보상 뿐아니라 보상 추구에도 관여하는데 이것은 성과를 위해 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고난과 도전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때문에 보상 시스템을 노력 프로세스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보상을 느끼고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지지부진한 성과에 좌절하지 말고 일단 지금까지의 잘해 온 자신을 인정해 주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과 현실적인 그날의 할당량을 채우면서 과정의 즐거움을 추구하면 적절한 도파민 분비가 결국 당신을 최종 목표로 이끌 것이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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