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찰스 3세 대관식, 7일 대관식 콘서트 진행
대관식 콘서트 출연진에 높은 관심.. 곰돌이 푸도 등장 예정
곰돌이 푸는 시진핑과 중국 체제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상징
대관식에 참석하는 한정 부주석과 맞물려 여러 가지 해석 낳을 듯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오는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자동 즉위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 / 영국 왕실 홈페이지 갈무리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 / 영국 왕실 홈페이지 갈무리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전통으로 찰스 3세의 대관식은 40번째가 된다.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가 1953년 6월 2일 대관식을 치른 이후로 70년 만에 이루어는 대관식이기도 하다.

영국 국교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하는 대관식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다만 이번 대관식은 전통적인 대관식에 비해 간소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예고되고 있다. 변화된 시대상과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반영하고 물가 급등 등의 사정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대관식 다음 날인 7일에는 윈저성 부지에서 대관식 콘서트가 열린다. 일종의 축하행사로 2만여 명의 일반 대중과 초대 손님을 모아놓고 열리며 BBC TV와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방송된다.

대관식 콘서트에 출연하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과 설왕설래는 지난해부터 활발했다. 행사의 특성상 왕실 문화에 대한 호불호와 찰스 3세의 인기, 출연자들의 정치색 등이 거론되기도 하고 공연 거절 사례들이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여러 외신들을 통해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Winnie-the-Pooh)'가 공연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톰 크루즈와 푸우 / 인디펜던트 갈무리
톰 크루즈와 푸 / 인디펜던트 갈무리

톰 크루즈는 이미 대관식에 참석하는 걸로 알려져 있었으나, 왕실과의 인연이 깊고 윌리엄 왕세자와 가까운 만큼 콘서트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기로 했다. 곰돌이 푸는 톰 크루즈 등 몇몇 인사들과 함께 찰스 3세에 대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드러내는 스케치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문득 곰돌이 푸가 중국에서 금기어라는 점이 떠오른다.

지난 2013년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티거', 시진핑 주석은 곰돌이 푸로 처음 묘사되며 눈길을 잡은 바 있다. 그런데 이후 친근한 이미지로 활용되기는커녕 시진핑과 중국 체제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았고, 곰돌이 푸는 중국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중국 SNS에서 곰돌이 푸와 관련된 콘텐츠는 물론 검색이 차단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지난 3월 홍콩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던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돌연 취소된 걸 보더라도 여전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대만 공군 조종사들에게 곰돌이 푸를 주먹으로 때리는 대만 흑곰이 그려져 있는 패치가 인기 있는 것도 상징적이다.

대만 공군 조종사들에게 인기 있는 패치 / CNN 갈무리
대만 공군 조종사들에게 인기 있는 패치 / CNN 갈무리

중국은 이번 대관식에 자국 대표로 ‘홍콩 민주주의 압제 설계자’라고 불리는 한정(韓正) 부주석을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영국에서는 중국 측의 의도적 도발이라는 해석과 함께 '무례하다'라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 이번 콘서트에서 곰돌이 푸가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같은 상황이라면 등장만으로도 여러 해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콘서트 출연이 확정된 인물로는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영국 그룹 테이크 댓·영국 배우 겸 가수 팔로마 페이스·미국 팝가수 케이티 페리 등이 있고, 공연의 시작은 발리우드 스타 소남 카푸르가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도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중국의 자랑으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랑랑도 출연진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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