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쓴맛을 가리는데 탁월한 '약간의 소금'
나트륨 이온이 쓴맛의 인식은 막고 단맛의 인식은 높여줘
고혈압·심장병·뇌졸중 위험군은 자제해야

커피 /사진=픽사베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와 방법은 다양하다. 향을 느끼거나 맛, 특히 산미나 쌉싸름함 또는 달콤함 등을 즐기기 위해 커피를 선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나름의 선호도도 존재한다. 바꿔 말하면 조금은 걸러내고 싶은 부분도 있을 법한데, 예를 들어 커피의 쓴맛을 가리고 싶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약간의 소금이다.

'소금 커피'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커피에 소금을 넣어 마시던 나라도 있었고, 상품화된 소금 커피도 이미 유명하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소금을 레시피로 반영하는 커피가 아니라 블랙커피를 즐길 때 혹은 쓴맛이 도드라지는 상태의 커피를 진정시킬 때 쓴맛을 자제시키고 풍미는 살리는 일종의 팁으로써 커피에 소금을 사용하는 경우다.

'나트륨에 의한 쓴맛 억제: 쓴맛 자극에 따른 변화' / 옥스퍼드 아카데믹 갈무리
'나트륨에 의한 쓴맛 억제: 쓴맛 자극에 따른 변화' / 옥스퍼드 아카데믹 갈무리

소금에서 나오는 나트륨 이온은 혀의 수용체에 결합해서 쓴맛의 인식을 막고 단맛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박을 먹을 때 소금을 치게 되면 더 달게 느껴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1995년 옥스퍼드 대학(University of Oxford)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는 '소금을 단맛과 쓴맛이 섞인 혼합물에 첨가하면 혼합물의 맛이 더욱 캐러멜화하기 때문에 쓴맛을 가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2차 세계대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쟁 상황에서 수급된 커피라는 것이 상태가 좋을 수 없었고, 도저히 마시지 못할 정도로 쓴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군인들이 그나마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소금을 타서 마시는 것이었다. 해군의 경우 담수화 장치가 지금과 같지 않았고, 결국 바닷물의 소금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커피를 타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소금기가 들어간 커피를 마신 것이 오히려 전후 참전 군인들 사이에서 문화가 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물론 커피에 소금을 넣어 마시는 데 있어서 주의할 점도 있다. 소금의 섭취가 늘어나면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이나 심장병 및 뇌졸중 등의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으므로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또한, 필요 이상의 소금은 오히려 커피 맛을 헤칠 수 있을뿐더러, 품종 고유의 쓴맛이 아닌 커피 상태가 안 좋아서 생기는 쓴맛이라면 그 커피는 안 마시는 것이 차라리 현명한 선택이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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