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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시 일어나는 '에너지 낭비'는 면역 세포의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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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시 일어나는 '에너지 낭비'는 면역 세포의 짓?
  • 박찬서 기자
  • 승인 2023.07.31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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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4+ T세포는 지방 소모 - 감염과 싸우고 생존에 영향 X
CD8+ T세포는 근육 소모 - 감염과 싸우고 생존에 영향
면역 체계가 질병으로 인한 식욕부진과 그에 따른 지방 조직 소모 조절
면역 유발 대사 반응을 분리하는 숙주 저항 메커니즘 정의

감염 생물학에서 미해결 과제 중 하나는 왜 에너지 저장소의 낭비가 발생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대개 사람들은 감염됐을 때의 체력 고갈이 높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모가 감염 시 면역 세포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마우스 혈액 세포(밝은 파란색과 흰색) 중 기생 트리파노소마 브루시 벌레(진한 파란색) / 사진출처 - Salk
마우스 혈액 세포(밝은 파란색과 흰색) 중 기생 트리파노소마 브루시 벌레(진한 파란색) / 사진출처 - Salk

24일, 세계적인 과학 저널 Cel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솔크연구소(Salk Institute)의 과학자들은 쥐의 감염 기간 동안 지방과 근육 손실을 조절하는 면역 체계의 T세포 역할을 발견했다.

솔크의 자넬 아이레스(Janelle Ayres)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감염 증상 중 하나로 지방과 근육의 손실이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유익한 것이 아닌지 궁금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트리파노소마 브루시(Trypanosoma brucei, 브루스파동편모충)에 감염된 마우스 모델을 이용했다.

파동편모충의 라이프싸이클 / 사진 출처 - 미국보건복지부
파동편모충의 라이프싸이클 / 사진 출처 - 미국보건복지부

*파동편모충(Trypanosomes)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기생충으로 '아프리카 수면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종으로는 브루스파동편모충(T. brucei)과 크루스파동편모충(T. cruzi)이 있다. 체체파리 같은 흡혈 곤충을 매개로 포유류 사이에 전염되며 몇 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림프절이 붓고 발열과 두통을 일으킨다. 이후 무기력증과 과다 수면에 빠지고 정신적 혼란, 언어장애와 함께 몸이 쇠약해져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관심 세포를 CD4+ T세포와 CD8+ T세포라고 할 때, CD4+ T세포는 감염과의 싸움을 주도하고 침입자와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CD8+ T세포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종종 함께 작용하는 이 두 세포가 지방과 근육의 소모에서도 그 역할이 협력적 노력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T. brucei는 지방에 서식하며 표면의 단백질을 계속 교체해서 T세포를 포함한 적응성 면역 체계를 피한다. 때문에 지방 소모에 대한 T세포의 역할을 알기 위한 관찰에 적합했다.

연구팀은 먼저 T. brucei 감염 시 CD4+ T세포와 CD8+ T세포의 역할을 조사하고, 두 세포를 제거하면 감염된 쥐의 수명, 사망률, 기생충 증상 및 기생충의 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CD4+ T 세포가 먼저 작용하여 지방 소모 과정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독립적으로 CD8+ T 세포가 근육 소모 과정을 시작했다. CD4+ T 세포의 지방 소모는 T. brucei와 싸우거나 생존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CD8+ T세포에 의한 근육 소모는 T. brucei와 싸우고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다.

T. brucei 에 대한 숙주 방어에는 지방 조직 소모가 필요하지 않다 / 사진출처 - Cell
T. brucei 에 대한 숙주 방어에는 지방 조직 소모가 필요하지 않다 / 사진출처 - Cell

즉 감염 시 지방과 근육의 소모는 사망률을 높였다기보다 오히려 감염과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함께 작용한다고 여겨졌던 두 T세포 유형은 각각 독립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고, 그중 지방 소모는 면역반응과 생존에 영향이 없었지만 근육 소모는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레스 연구팀의 제4저자인 새뮤얼 레드포드(Samuel Redford)는 '발견이 놀라워서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또한 연구팀은 완전히 기능하는 면역 체계를 가진 쥐와 CD4+ T세포가 없는 쥐가 같은 시간 동안 생존했다는 결과도 얻었다. 지방을 소모하는 CD4+ T세포는 면역과 생존에 영향이 없다는 앞선 연구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아이레스 교수는 'T. brucei가 흥미롭고 중요한 사례지만, 기생충, 종양, 만성 질환 등 면역 매개 낭비와 관련된 모든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고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발견을 활용하여 추정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감염 이화 반응에서 적응 면역 매개 저항 분리 / 사진 출처 - Cell
감염 이화 반응에서 적응 면역 매개 저항 분리 / 사진 출처 - Cell

이 연구의 한계는 T. brucei에 감염된 쥐에 국한된 사례이므로 다른 포유류나 사람의 감염에서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전염병에도 확대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 현재 연구는 지방 조직의 면역 세포 프로파일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신체의 다른 CD4+ T세포가 사망률을 높이는 소모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적응 면역 체계가 질병으로 인한 식욕부진과 그에 따른 지방 조직 소모를 조절하고 숙주 저항 메커니즘에서 면역 유발 대사 반응을 분리하는 메커니즘을 정의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앞으로 연구팀은 다른 포유류와 궁극적인 인간의 T세포 메커니즘을 조사하고, CD4+ T세포와 CD8+ T 세포가 뚜렷하게 다른 역할을 하는 이유를 더 자세히 탐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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