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고흥군 '차범근축구교실' 개강식과 첫 수업 진행
지난 2011년 기존 운동장을 '박지성공설운동장'·'김태영축구장' 등으로 개칭
스포츠 마케팅·온화한 기후·우수한 체육 인프라로 동계훈련지로 각광

전라남도 고흥하면 아마도 나로우주센터를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면 의외로 스포츠 스타 이름을 발견하는 일이 많다. 특히 축구계 인사 쪽으로 말이다.

고흥군 X 차범근축구교실 창단식 / 고흥군 제공
고흥군 X 차범근축구교실 창단식 / 고흥군 제공

'차범근축구교실'이 지난 4월 25일 고흥팔영체육관에서 고흥군과 업무협약 및 창단식을 갖고 지난달 30일 개강식과 첫 수업을 시작했다. 고흥의 차범근축구교실은 서울과 무주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열린 곳이면서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첫 사례다.

사실 고흥은 차범근 전 감독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이다. 차 전 감독은 2019년 3월 고흥군 두원면에 단독주택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다. 이 같은 계기를 바탕으로 축구교실 개장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앞으로 직접 축구교실을 방문해 지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성공설운동장 / 고흥군 제공
박지성공설운동장 / 고흥군 제공

차범근축구교실 창단식이 열린 팔영체육관 옆에는 '박지성공설운동장'이 있다. 사업비 123억 9300만 원을 들여 2001년에 완공한 이 경기장은 처음에는 '고흥공설운동장'이었지만, 2011년 박지성 선수의 이름을 넣어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고흥은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인 박성종 씨의 고향으로 박지성 역시 유년 시절을 잠시 이 지역에서 보낸 인연이 있다.

'김태영축구장' 역시 박지성공설운동장과 마찬가지 사례다. 2009년 5월 55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2010년 완공한 '도양축구장'을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주역이자 고흥 녹동 출신인 김태영 선수의 이름을 넣어 바꾼 것이다.

운동장 개칭은 고흥군이 2010년부터 고흥 출신의 유명 운동선수들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고자 나서면서 쏘아 올린 신호탄이었다. 수차례의 공모와 설문조사 및 의견수렴을 거쳐 명칭을 결정하고 조례를 개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일기념체육관'도 같은 맥락이다.

고흥군의 이 같은 노력은 지역적 특성과 함께 스포츠 친화적인 도시로 자리 잡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 지역은 사계절 기후가 온화한 편이기 때문에 동계 전지훈련 장소로써 매력적이고 다목적 실내체육관과 야구장, 테니스장, 정구장 등 우수한 체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각광받고 있다. 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6개 종목(축구·야구·정구·테니스·정구·역도) 30여 팀, 선수 1만 6000여 명 규모의 전지훈련을 유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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