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인 지난 17일 대낮 공원에서 묻지마 성폭행 사건 발생
21일, 각 부처별 이상동기 범죄 대응 추진방안 공유, 의견 수렴
CCTV 확충·자율방범대 확대, 정신질환자 합동대응 모델 확대, 자율방범대 활동 확대 지원 논의
'묻지마 범죄'라고도 불리는 이상동기 범죄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피의자와 피해자가 관련이 없으며, 범행 동기가 없거나 비정상적이자 행위가 비전형적인 범죄를 말한다.
정유정 또래 여성 살해 사건, 서현역 사건, 신림 공원 성폭행 살인사건 등 동기도 알 수 없는 이러한 흉악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대응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21일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주재로 법무부, 보건복지부, 경찰청이 함께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각 부처별 이상동기 범죄 대응 추진방안을 공유하고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행안부에서 검토 중인 CC(폐쇄회로)TV 등 범죄예방 기반시설 확충과 정신질환자 합동대응 모델 확대, 자율방범대 활동 확대 지원 등의 안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정안전부는 이상동기 범죄로 인한 국민불안 심리 해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지속 강화하여 실질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에 이어 이달 3일 서현역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이튿날 특별치안활동을 선포, 다중밀집장소 4만3887곳에 지역경찰·형사·기동대 등 총 26만3908명을 배치한 바 있다.

하지만 2주 만인 지난 17일 대낮 공원에서 '묻지마'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장갑차·특공대 등 대규모 경찰력 동원도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청장은 "특별치안활동은 신림역, 서현역 등 다중밀집 장소에서의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범죄 예방을 위한 활동"이라며 "다중밀집 장소에서의 가시적 위력순찰은 범죄 의지 제압과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것이며 특히 살인 예고 글 장소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1일 "특별치안활동 기조를 이어가면서 거점배치 및 순찰장소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우선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폐쇄회로(CC) TV 설치 등 보완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특별치안활동 기간 살인예고글 163건, 흉기 난동사건 등 214건을 검거했다. 또 위해 우려가 있는 고위험 정신질환자 총 517명을 입원 조치했다.

한편, 올해 벌어진 무차별 살인·상해 등 18건의 사건을 경찰이 ‘이상동기 범죄’로 처음 분류했다. 지난 10일 경찰청 ‘이상동기 범죄 대응 티에프(TF)’는 내부 통계와 사례심사, 범죄분석(프로파일링)을 거쳐 올해 1∼6월 발생한 18건의 사건이 ‘이상동기 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18명 중 13명이 ‘전과’가 있는 경우였는데 범행전력은 6∼10범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1∼5범, 11범 이상이 각각 4명, 전과 없음은 5명에 불과했다. 죄종별로는 정유정 사건을 비롯한 살인과 살인미수가 3건, 폭행치사 1건, 상해 14건 등이었다.
다만 최근 발생한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과 서현역 사전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TF를 꾸린 경찰이 관련 범죄 대응책을 논의해 왔지만, 1년 반 넘게 통계나 대책 등이 나오지 않아 지적을 받고 있던 가운데 연이어 무차별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관련 분석 결과를 서둘러 내놨다.
케미컬뉴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