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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만 해서 '국산' 둔갑, 수입산 저가 화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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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만 해서 '국산' 둔갑, 수입산 저가 화장지
  • 박찬서 기자
  • 승인 2023.08.24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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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 수요 급증, 원단 가공 업체 증가
반덤핑제소 합의 불발, 글로벌 기업 유한킴벌리 미온적
저질 수입 원단 국내 가공 '대한민국산' 둔갑, 소비자들 불만 고조

화장지는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쟁여두는 생필품 중 하나이다. 워낙 사용량이 많다 보니 되도록 가성비를 따지며 고르게 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낮은 가격을 보고 샀다가 엉성한 품질에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슨 이유일까.

휴지를 끊다 / 사진 출처 - 프리픽
휴지를 끊다 / 사진 출처 - 프리픽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세계적으로 화장지 수요가 급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사재기가 일어나기도 했고 증시에선 화장지 업체들의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다. 그러나 초반 분주했던 국내 화장지 업계는 최근 들어 사정이 더 나빠졌다. 원단을 규격에 맞게 자르고 지관을 끼워 판매하는 가공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수요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업체들 간의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화장지 원단 제조업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한국경제'는 국내 화장지 원단 제조사들의 힘든 목소리를 실었다. 저가 물량공세를 펼치는 수입산 원단에 국산 원단이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화장지 원단 수입량은 지난해 11만 톤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5월까지 6만 2천923톤이 수입돼 전년 동기 대비 약 21.4% 증가한 수치를 보여 연간으로 따지면 최대 수입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생필품인 화장지의 국내 공급망이 붕괴되면 국제 정세에 따라 수급이 좌우되는 불안정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데일리는 국내 화장지 업계가 인도네시아산 원단 수입 급증 문제로 머리를 맞댔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반덤핑제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전했다.

반덤핑제소는 외국 상품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됐을 때 산업이 피해를 입을 경우 동종 제품 생산자 등이 해당 제품을 제소하는 것을 뜻하는데, 제소가 이루어지면 무역당국은 조사를 통해 해당 제품에 반덤핑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는 주로 수입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이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지가 반덤핑 제재에 합의하지 못한 이유로는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가 국제 유통망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라서 국가 간 수출입 분쟁에 미온적이라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화장지의 부실한 원산지 표기법도 문제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저가 수입 화장지 원단을 국내에서 가공만 해도 '대한민국산' 타이틀을 얻는다. 국내 화장지 원산지 표기는 가공 제조원만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품질의 화장지를 피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를 바꿔서 구매하는 이른바 '화장지 유목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쇼핑몰의 후기에서 품질이 좋았던 브랜드도 점차 심각하게 질이 안 좋아졌다는 불만이 줄을 잇고 있어 화장지 생산국 표기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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