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09-29 11:24 (금)
[초점] 청소년의 '흡연 관문', 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움직임
상태바
[초점] 청소년의 '흡연 관문', 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움직임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3.09.05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나쁜 습관 심어주는 전자담배 금지 국가 계획 곧 제시할 것"
강력한 조치 하는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프랑스
벨기에, 아일랜드, 독일도 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방안 검토 중
뉴질랜드 흡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지만, 전자담배 사용자 증가는 흡연자 감소보다 커
매일 전자담배 사용하는 뉴질랜드 14세 학생 수는 2019년보다 3배 이상 증가
이미 전자담배 자체를 금지한 나라... 인도, 홍콩, 태국, 싱가포르, 타이완, 브라질, 멕시코 등

일회용 전자담배는 액상형 전자담배(베이프)의 구성인 액상과 코일, 배터리를 포함해 일체형으로 만들어 일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전자담배다.

'일회용 전자담배' 검색 결과 /구글 갈무리

전 세계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는 처음에는 금연을 돕는 도구로 홍보됐었지만, 현재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호품으로 변모했다. 일반 담배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맛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판매되며 형광펜이나 열쇠고리, 장난감처럼 작고 휴대하기도 편해서 학생들이 숨기기도(?) 쉽다는 것이다.

유럽을 포함해 여러 국가들이 '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조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조치 하는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프랑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호주는 약국에서만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허용하고▲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니코틴 함유와 상관없이 비처방(Nonprescription) 전자담배의 수입 및 판매를 금지, ▲니코틴 함량과 향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공영방송 SBS에 따르면 현재 호주에서는 등록된 GP의 처방전 없이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를 구매, 소지 또는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러한 제품을 18세 미만에게 판매하는 것도 금지하는 등 가장 강경한 대응을 취했다.

뉴질랜드는 2022년 '담배 구입 금지법' 통과 이후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률 급증에 따라 지난 6월 판매 규제까지 포함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2023년 8월부터 뉴질랜드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자담배는 탈착식 또는 교체식 배터리가 있어야 하며, 젊은 세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값싼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는 금지된다. 또한 전자담배는 학교와 Marae(마라이, 마오리 회당) 300m 이내에서 신규 매장 입점이 금지된다.

뉴질랜드에서는 대부분의 일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하고 학교 근처의 베이프 매장을 금지하고 일반적인 향료 설명을 요구하는 규칙을 포함하여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제한하는 등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이 규정은 금연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수단으로 일회용 담배를 계속 판매하기 위해 고안됐다.

8월부터 액상형 전자담배는 어린이에게 위해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솜사탕', '딸기 젤리 도넛'과 같은 연상적이고 유혹적인 이름은 금지되며 '베리'와 같이 맛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일반적인 이름만 사용 가능하다.

3일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프랑스 총리 엘리자베스 보른(Ellisabeth Borne)은 RTL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특히 젊은이들에게 나쁜 습관을 심어주는 유명한 '퍼프(puffs)', 일회용 전자 담배를 금지하는 등 흡연에 맞서 싸우기 위한 새로운 국가 계획을 곧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 /사진=프리픽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흡연으로 인한 연간 7만5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흡연을 줄이기 위한 폭넓은 계획으로 2024년 예산을 최종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담배에 대한 추가 세금 인상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녀는 "이것이 우리가 담배 소비에 대해 경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른 총리는 프랑스에서 '퍼프(puffs)'로 알려진 일회용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의 흡연의 관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담배는 어린 시절 과자를 연상시키는 얼음사탕, 마시멜로, 풍선껌 같은 맛이 있으며, 500개입에 8~12 유료(한화 약 1만1천원~1만7천원)에 판매되면서 10대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 프랑수아 브라운(Francois Braun)은 프랑스의 해당 금지 법안이 올해 말 이전에 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아일랜드, 독일도 일회용 전자담배 금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벨기에는 일회용 전자담배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했으며, 아일랜드는 금지에 관한 전국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다. 독일에서는 정부가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를 금지했다.

아일랜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흡연을 시작할 가능성이 최대 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흡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8%로 떨어졌지만, 일일 전자담배 사용자의 증가는 매일 흡연자의 감소보다 더 컸다. 매일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뉴질랜드의 10학년 학생(약 14세)의 수는 2019년 3.1%에서 2021년 9.6%로 3배나 증가했다.

전자담배 /이미지=프리픽

국내 규제

2019년 10월 우리 정부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하여 “폐손상 및 사망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국내에서도 유사한 의심사례가 신고됨에 따라 안전관리 체계가 정비되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특히 청소년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식약처는 국내 유통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10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사용중단 권고 유지'를 밝히며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청소년 현재 흡연율은 4.5%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6.7%) 대비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증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전년 대비 1% 상승한 2.9%, 궐련형 전자담배는 0.3% 상승한 1.4%를 보였다.

청소년이 전자담배를 사용하면 30일 내에 호흡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의학저널 〈BMJ((Thorax, 흉곽)〉에 발표된 논문에서 미국 연구팀은 조사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15%로, 전자담배 사용 후 30일 안에 쌕쌕거림, 기관지염, 호흡곤란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전자담배 흡연 청소년은 비흡연 청소년 대비 30일 내 쌕쌕거림이 나타날 확률이 81% 더 높았다. 기관지염이 생길 확률은 2배 높았고, 호흡 곤란은 78%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청소년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및 청년층의 전자담배 사용과 호흡기 증상에 대한 전향적 연구' /BMJ 갈무리

이미 전자담배 자체를 금지한 나라

전자담배는 인도를 비롯해 동티모르, 캄보디아, 요르단, 카타르, 레바논, 브루나이, 쿠웨이트, 오만, 이란과 남미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와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등 많은 나라에서 이미 금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9년 9월 18일부로 전자담배의 판매와 수입, 유통, 저장 등을 전면 금지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 지역에서 전자담배 반입을 금지하는 곳으로는 홍콩이나 태국,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타이완도 여행 시 전자담배를 소지하면 안 된다.

흡연하는 사람 /사진=프리픽(fabrikasimf)

한편, 전문가들은 금지만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이미 대규모의 전자담배 제품 암시장이 존재하고, 전자담배 제품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당국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즈 의회 녹색당 보건 대변인 아만다 콘 박사는 "일반 담배에 이미 적용된 것과 동일한 유형의 규제, 즉 명확한 포장, 판매 장소와 대상, 사용처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흡연은 그 종류와 상관없이 해롭고, 금연은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에게 쉽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전자담배의 실효성있는 규제와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여전하고, 전자담배를 금연 도구로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전자담배 시장이 한동안은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세계의 규제 발표 등을 인지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케미컬뉴스 김지연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케미컬뉴스

  • 상호명 : 액트원미디어 (제호:케미컬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04656
  • 발행일 : 2017-08-01
  • 등록일 : 2017-08-17
  • 발행·편집인 : 유민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유정

NEWS SUPPLY PARTNERSHIP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 하단로고

CONTACT

  • Tel : 070-7799-8686
  • E-mail : news@chemicalnews.co.kr
  • Address :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82, 무이비엔 빌딩 5F 502호
  • 502, 5F, 82, Sangdo-ro, Dongjak-gu, Seoul (07041)

케미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케미컬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