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18. 10월부터 생리대 전성분 표시제 실시
환경부,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민관 공동협의회 구성/조사
VOCs 모니터링 결과, 2017년도보다 2018년이 저감
긍정적인 변화 속에 우려되는 지점은 가격 상승
그러나 아직도 안전한 생리대는 무엇인가 의문

ⓒ케미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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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3월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과 부작용 제보 등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으로, 먼저 알려진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제품은 국내 생리대 제조회사 중 유일하게 환불조치됐다.

이후 유한킴벌리 등 나머지 제품들도 믿을 수 없어, 어떤 제품을 써야 할지 몰라 소비자들은 스스로 대안을 마련하고 선택해야만 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각 부처와 관련기관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해왔고,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지난 5월에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 3년,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의 노력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환경보건 관련 5개 학술단체 및 국회-정당-시민단체 공동토론회가 열렸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 일지 요약

2017년

  • 8월 : 생리대 유해물질 불안 확산
  • 9월 : 환경부 건강영향조사 청원(정의당 여성위원회)
  • 9월, 12월 : 식약처 유해물질 측정결과 발표
  • 11월 : 환경보건위원회 건강영향조사 청원수용
  • 12월 : 민관 공동조사협의회 구성 및 운영

2018년

  • 8월 :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 완료
  • 12월 : 민관 공동조사협의회 종료(총 7차 회의)

2019년

  •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조사 착수

[제공=환경보건 공동토론회]

 

식약처는 이후 VOCs와 프탈레이트 조사를 발표했고, '18년 10월부터 생리대 전성분 표시제를 실시했으며, '18년 11월에는 생리대 허가·신고시 모든 구성원료의 제조원 기재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환경부는 식약처,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하여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민관 공동협의회를 구성하여 예비조사를 실시하였고, 2019년 추가 본조사를 착수하였다. 

식약처는 생리대 위해평가에서 인체 위해 우려없다고 평가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이것은 과학적 연구라는 미명 아래 생리대의 유해물질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여, 생리대 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근거 없는 것으로 부정한다면, 피해사례가 있는 당사자 여성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여 질 수 있다."며, "이것은 위해평가 기반 안전관리의 헛점을 드러낸 것으로, 이에따라 환경부가 건강영향 예비조사를 시행 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파동 당시 식약처 보도자료[제공=환경보건 공동토론회]

우리 사회의 문제는 여러 영역에 걸쳐 발생하고 조직화된 무책임성의 위험이 존재한다. 

  • 가습기 (산자부,질본,환경부)
  • 계란살충제 (식약처, 농림부)
  • 생리대 (식약처, 환경부, 여성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범부처의 협력모형이 필요하며, 전문성을 확보하고 공유하며, 책임 부처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장치- 부처간의 협력 모형 구축 [제공=환경보건 공동토론회]
사회적 장치- 부처간의 협력 모형 구축 [제공=환경보건 공동토론회]

환경부 건강영향 예비조사 결과 

생리대를 바꾼 이후 증상이 호전된 경우가 확인되었고, 일회용 생리대 사용과 연관된 증상(생리통, 생리량의 변화, 생리혈색 변화, 덩어리혈 증가, 외음부 통증, 가려움증,뽀루지)이 파악되었다. 관찰된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본격적 조사를 요청하고. 역학조사, 노출 및 독성, 전향적 중재연구, 여성건강분야 장단기 연구기획 등을 추진하였다.

문제가 된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2017년도 식약처 전수조사 결과와 2018년도 생리대 기업 협의체(5개 제조사)의 모니터링 결과를 비교해보니 17년 대비 최소 44% 이상 저감된 결과가 나왔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 (VOCs) 함량 전수조사 결과 비교표 (2018 vs 2017)[제공=환경보건 공동토론회]

휘발성 유기 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은 증기압이 높고 수용성이 낮은 화합물이다. VOC는 페인트, 의약품 및 냉매 제조에 사용 및 생산되는 인공화학물질이다.

일부 VOC는 인체 건강에 위험하거나 환경에 해를 끼친다 . 인위적 VOC는 법에 의해, 특히 농도가 가장 높은 실내에서 규제된다. 유해한 VOC는 일반적으로 급성 독성 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농도가 일반적으로 낮고 증상이 느리게 발달하기 때문에 VOC에 대한 연구와 그 영향에 대한 결과가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못했다. 

  • 특정요소. 예시) 인체 발암 물질로 알려진 VOC 중 하나는 벤젠, 테트라 클로로 에틸렌은 동물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과 관련된 휘발성 유기 화합물, 실내 환경에서 VOC에 장기간 노출되면 새집증후군에 걸리게 됨,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도 VOC의 특정구성요소

- 출처:미국환경보호국

여성환경연대는 그동안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생리대 문제’를 정부 차원의 공식 의제로 채택하고, 조사와 저감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는 점은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 이후 급격히 변화한 월경용품 시장에 대한 평가와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오가닉, 친환경 생리대가 크게 증가했고, 해외에서 받은 인증마크를 포장지에 단 제품도 여럿 등장했다.

월경컵, 월경팬티, 면월경대 등 대안 월경용품의 구입과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다양한 제품에 대한 정보 접근권과 선택권이 보장되고, 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감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 속에 우려되는 지점은 가격 상승인데, 더 많은 돈을 써야 안전하게 사용 할 수 있다면, 구매력이 없고 가난한 여성들의 건강은 보장받기 힘들다."고 했다.

생리대 구입이나 친환경적인 면월경대와 생리컵 사용을 여성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만 미루어서는 안되고, 화학물질과 플라스틱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여성과 생태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업이 조력하고, 이를 독려하고 지원할 제도와 시스템을 정부가 마련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더 값비싼 생리대, 외국에서 안전하다고 이야기되는 생리대를 사면서 개인이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게 현실이다. 

조세롬 청소년성문화센터 활동가는 “논란이 된 생리대를 직접 쓰고 있었고, 중단 뒤 몸의 변화를 느꼈는데 식약처 조사 결과에서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내가 이상한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자세한 검사 결과를 찾아봤는데 내용을 읽고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이런 결과들을 직접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대중적으로 접할 수 없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정부소통 문제와 예산 문제도 지적됐다. 위창희 공공재로서의 생리대팀 팀장은 “토론을 들었지만, 그래서 안전한 생리대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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