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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폭염 속 과로사' 무대응 코스트코, 사망신고도 뒤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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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폭염 속 과로사' 무대응 코스트코, 사망신고도 뒤늦게
  • 박찬서 기자
  • 승인 2023.09.14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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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9일 '폭염 속 과로사', 하루 지난 20일에 신고 - 산안법 위반 3천만원 과태료 부과
숨진 A씨 보직 변경 시 안전보건 교육無 - 산안법 위반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유족은 산업재해 신청, 코스트코는 제주점 개점 계획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발생한 '폭염 속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해 현재까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코스트코가 당시 직원이 숨진 사실도 노동부에 뒤늦게 신고한 것이 알려졌다.

코스트코 간판 / 사진 출처 - 코스트코
코스트코 간판 / 사진 출처 - 코스트코 홈페이지 캡처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일하던 30대 근로자 사망과 관련해 코스트코에 과태료 3천만 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코스트코는 지난 6월 19일 일어난 사고를 하루가 지난 20일에 신고해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지체 없이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추가로 노동부는 코스트코에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숨진 A씨가 4년 동안 계산원으로 일하다가 숨지기 2주 전에 카트 관리로 업무가 변경되면서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산안법 위반에 해당한다.

현재 고용노동부 경지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근로자 대상 안전교육 이행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쇼핑 카트 - 사진 출처 - 프리픽
쇼핑 카트 - 사진 출처 - 프리픽

앞서 지난 6월 19일 코스트코 경기 하남점 주차장에서 쇼핑 카트를 정리하던 30대 근로자 A씨가 폭염 속 과로로 숨졌다.

사고 당일 하남시는 난 최고기온이 33도에 달하는 폭염특보가 내려졌음에도 A씨가 일하던 실외 주차장은 냉방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다. 외부 주차장 구조상 열기가 밖으로 방출되지 않았고 차량과 내부공조시설 등으로 체감온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 유족에 따르면 코스트코 하남점은 타 지점보다 주차 인원이 모자라 업무가 과중됐으며 휴게공간도 멀어 3시간마다 주어지는 15분 휴식도 주차장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한 A씨는 폭염 속에서 하루 평균 26km를 걸으며 카트를 옮기다가 결국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숨졌다.

가혹한 근무환경과 조건으로 A씨가 사망한 것이 자명한데도 코스트코는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코스트코 대표와 간부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와 유족에게 'A씨가 평소 지병이 있지 않았느냐'라고 캐묻는 등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A씨의 죽음을 '병사'로 몰고 가려는 코스트코에 맞서 지난달 22일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회원들과 고 김동호 씨의 유족이 22일 경기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폭염 속 카트를 정리하다 사망한 고 김동호 씨의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월22일) / 사진 출처 - 뉴시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회원들과 고 김동호 씨의 유족이 22일 경기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폭염 속 카트를 정리하다 사망한 고 김동호 씨의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월22일) / 사진 출처 - 뉴시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유족 등 10여 명은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유족은 진실 규명에 다가서기 위해 산재를 신청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업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그런데 같은날, 포스트코의 제주점 개점 소식이 매체들을 통해 알려졌다.

제주신화월드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이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 상업시설 예비사업자로 코스트코 코리아를 선정했다고 밝힌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코스트코는 건축허가와 대규모 점포등록을 마친 2024년에 람정 측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 개점한다.

제주신화월드 내 코스트코 입점 예정 부지 모습 / 사진 출처 - 뉴시스
제주신화월드 내 코스트코 입점 예정 부지 모습 / 사진 출처 - 뉴시스

코스트코 개점 소식에 1차 산업 붕괴를 우려한 지역 상인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지만, 자사에서 근로 중 사망 사건이 발생했는데 사업 확장에만 몰두하는 것이 염치 없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우리는 코스트코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의 인권과 안전 및 존엄성을 보호하고 존중할 것입니다

ESG경영의 동반 성장을 위한 코스트코의 약속 중 첫 번째가 '직원들의 인권과 안전 및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다. 지금의 코스트코에서 가장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아닐까.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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