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운동 타격 가장 우려
수출 규제 장기화엔 의약품 공급 차질이 불가피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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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산업보다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이 적은 산업인 화장품, 제약바이오 등도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가늠할 수 없고, 장기화할 경우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지는 탓이다. 

현재 백화점에서는 SK-Ⅱ,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매출이 불매운동 전보다 10~20%, 헬스앤뷰티 스토어에서는 한 자릿수 감소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전체 판매 제품 중 일본 제품 비중은 미미하다”면서도 “하지만 워낙 역동적인 분위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역시 “이슈가 이슈인 만큼 불길이 어디로 퍼질지 몰라,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이트리스트 배제 자체에 따른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LG생건은 화이트리스트 발표가 있던 2일 즉각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우려를 일축했다. 

규제 대상인 이산화티타늄 분말 중 화장품 원료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LG생건은 “최악의 경우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이 확대돼 이산화티타늄 분말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더라도 LG생활건강은 일본, 미국, 중국 등에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선크림 등 화장품의 국내외 공급 및 사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도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장기화할 경우 의약품 수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통제 품목 1120개 품목 중 바이오 분야는 크게 ▲미생물과 독소류 ▲생물장비류 등으로 구분된다. 

‘미생물과 독소류’로는 보툴리눔 독소 생산균주·탄저균 등 박테리아 22종, 황열과 두창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59종, 보툴리눔 독신 등 독소와 그 하위단위 16종, 식물병원균 19종, 유전자가 변형된 통제대상 미생물 등이 있다. 

‘생물장비류’는 바이오의약품 등의 생산에 필요한 장비 포함 배양기, 원심분리기, 교차흐름 여과장치, 동결건조기, 보호장비, 생물안전캐비닛 등이 있다. 

기업들은 사전에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거나 대체품을 마련했지만, 장기화할 경우 의약품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회사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 즉각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 CMO(위탁생산) 업체인데 수출규제가 장기화되면 바이러스 필터 수급이 어려워져 결국 생산과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학 의약품 위주 전통 제약사의 경우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본 약 불매운동 추이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 일본 제품 영업을 담당하거나 판권을 사들인 곳이 많아 피해를 보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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