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악화 늦추는 것이 최선...조기진단 중요
국내외 연구진과 바이오 제약 기업들의 신약 개발 노력
금연·수분섭취·정기검진 등 개인예방 중요
기침·콧물·가래·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의심해 볼 수 있는 폐섬유증, 4년 새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데 치료제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된 걸까?

지난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만 4천여 명이던 폐섬유증 환자는 2022년 2만여 명으로 43%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섬유증(IPF)'인데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한 질병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감기.폐렴과 특발성 폐섬유증을 비교한 내용을 보면, 보통 1개월 이내 호전되는 감기에 비해 특발성 폐섬유증은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가래가 하얀 빛깔을 띠며 수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된다. 저산소증으로 손가락 끝이 둥글고 뭉툭해지는 '곤봉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폐섬유증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고령, 흡연, 유해공기, 금속이나 목재 등의 먼지, 위-식도 역류증, 드물게는 가족력과 연관이 있다는 가설이 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COVID-19와의 연관성도 제기되었다.

폐섬유증은 기본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와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진단하지만 확진을 위해 폐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약제로 폐기능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한번 섬유화 된 폐는 되돌리기 어려워 폐 이식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먼저 환자의 상태가 양호해야 하고 기증 확보까지 오랜 기다림과 고난도 수술 등의 관문을 거쳐야 해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까지 폐가 굳어가는 증상을 완전히 멈추거나 호전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그러나 신약 개발과 관련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혈관생물학 저널 '마이크로서큘레이션'의 올해 8월 표지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PEG 하이드로겔 모델에서 혈관이 돋아나는 모습이 선정됐다.

버지니아대학교 공과대학 연구팀은 폐 조직에서 혈관을 성장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서 폐를 파괴하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석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폐가 기능하지 않을 때까지 뻣뻣한 섬유질로 만드는 혈관의 역할을 이해함으로써 섬유화를 중단시키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실험실 모델링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버지니아대학교 화학공학부 조교수이자 수석 저자인 라케시아 J. 타이트(Lakeshia J. Taite)는 이 프로젝트가 '미세 혈관 발아에 대한 기질 강성을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혈관 신생 분석법을 나타낸다'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그들의 발견이 특발성 폐섬유증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 탐색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폐섬유증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제(3일) 데일리한국은 대웅제약의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DWN12088’의 소식을 전했다. 이 물질은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한다. DWN12088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데 이어 내년까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해 결과 확인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와이디생명과학도 지난달 20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IPF 관련 학회 ‘2023 IPF 서밋’에서 관계사인 사피엔스바이오와 공동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3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후보물질 ‘YDC105’는 IPF의 주요 증상 중 염증 반응과 섬유화에 효능을 보여 아직 전 임상 단계임에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치료제 개발도 중요하지만 폐질환을 예방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금연과 함께 평소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주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으로 폐활량을 높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나 유해물질 차단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하거나 정기 검진으로 미리 체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