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오일 비건 치즈는 포화지방↑ 칼슘·단백질↓
일일 섭취 조절, 필수 미량 영양소 따로 보충
윤리적인 신념이나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식단 조절에서 그렇듯 '아는 맛'이 문제다. 녹진하게 흘러내리는 향긋하고 고소한 치즈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채식주의자들에게 비건 치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흔히 비건 치즈와 모조 치즈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둘 다 우유 없이 식물성 기름을 바탕으로 전분과 소금, 조미료가 들어가고 점성을 증가하기 위해 증점제를 첨가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모조 치즈는 저가 오일을 사용하고 비건 치즈는 콩이나 견과류, 또는 고가의 오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때문에 가격 면에서도 일반 치즈에 비해 모조 치즈는 저렴하고, 비건 치즈는 비싸다.
비건 치즈는 1910년 프랑스에서 발효 콩으로 만든 상업용 치즈로 시작해서 1970년까지 콩을 베이스로 한 크림치즈를 거쳐 1980년에 이르러서야 근래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후 지방 함량이 높고 부드러운 맛을 지닌 캐슈넛이 대안으로 떠올랐고 현재는 마카다미아 등의 견과류나 코코넛 오일 등 식물성 오일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비건 치즈는 코코넛 오일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다.
건강한 식생활을 전하는 잇팅웰(eatingwell)에 따르면 유제품 기반 치즈는 일반적으로 1인분당 최소 3g의 포화지방을 함유하고 있지만 코코넛 오일 기반의 비건 치즈는 최대 7g의 포화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코코넛 오일로 만든 치즈는 유제품 기반 치즈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적거나 거의 없다.
학술 저널리즘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많은 비건 치즈의 제조업체들이 치즈의 맛과 모양을 유제품 치즈처럼 녹이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유제품 치즈처럼 영양가를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코코넛이 건강하다는 일부 주장이 있지만 코코넛 오일의 주요 포화지방인 라우르산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높이고 관상 동맥 심장 질환의 위험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유제품 치즈의 포화 지방은 고기나 코코넛 오일의 포화지방만큼 신체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위험에 영향이 적다고 한다.

따라서 비건 치즈를 고를 때는 더 신중하게 성분을 고려해야 한다. 가령 견과류와 씨앗으로 만든 비건 치즈는 포화지방이 낮고 심장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포함되어 있으며 단백질이 풍부하다. 그러나 코코넛 오일 등 식물성 오일 기반 치즈보다 가격이 비쌀 수 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채식이 건강하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그러나 '건강한 채식'은 과일, 야채, 견과류, 콩류 등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자연식품을 섭취한다는 가정일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코코넛 오일 비건 치즈를 선택한다면 포화지방과 염분, 영양 강화 성분 등을 확인하고 일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부족한 비타민 B12, 칼슘, 비타민D와 같은 필수 미량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음식과 함께 섭취하길 권장한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