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48명
30~40대 환자 비율이 높은 편
지자체들은 무더위 쉼터가 연령만 지정한 것은 아니지만
30~50대가 더위를 피해 가까운 쉼터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

[출처=JTBC]

지난 5일 오후 9시께 의정부시의 한 주택가에서 이상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냄새의 근원을 찾아 한 다세대주택의 잠긴 문을 열자 심하게 부패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알코올 중독을  앓던 이 남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무더운 날씨에 선풍기 하나로 버티다 이불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

8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7월 말까지 경기북부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48명이다.

연령대별로는 11~20세가 25명, 21~30세 2명, 31~40세 5명, 41~50세 6명, 51~60세 4명, 61~70세 2명, 71~80세 4명 등으로, 올해 갑자기 증가한 10대 환자를 제외하면 30~40대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1~20세 4명, 21~30세 4명, 31~40세 1명, 41~50세 10명, 51~60세 16명, 61~70세 12명, 71~80세 17명, 81세 이상 7명으로, 40~50대와 60~70대 온열질환자수가 비슷한 상황이다. 

이처럼 30~50대에서도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대다수 지자체가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가 마을회관, 경로당으로 획일화된 탓에 정작 취약계층 청장년층은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무더위 쉼터 지정장소가 연령을 구분해 지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30~50대가 더위를 피해 가까운 경로당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주거지와 가까운 작은 도서관 등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청소년과 청장년층을 위한 쉼터로 제공하는 지자체도 있으나, 대부분은 노인 대상 무더위 쉼터 운영 정도에 그치고 있다. 

양주시의 경우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시설 16곳과 노인시설 252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며, 파주시도 경로당과 마을회관, 공공건물 등 325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나 청장년층을 위한 쉼터는 없다.

지자체들은 무더위 쉼터 확대가 어려운 이유로 예산이 지원되는 무더위쉼터의 관리상 어려움을 꼽고 있지만, 이보다 큰 원인은 인식 부족이다. 

무더위 쉼터 지정 주무부서가 대부분 노인 관련부서다보니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청장년층을 위한 쉼터의 필요성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은 이용 연령 제한이 없는 곳”이라며 “혹서기에 취약계층 청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 등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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