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국내에서 제4급 법정 감염병
감기가 7일 정도인 반면, 20일 정도 오래 지속
세포벽 없는 마이코플라스마와 항생제 내성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수칙 준수 중요
최근 4주간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가 약 2배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환자는 지난 10월 3주 102명에서 이달 2주에 226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1~12세 아동이 입원환자의 79.6%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폐렴균 감염증은 어떤 질환인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국내에서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3~4년 주기로 유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 동기간 대비 발생이 낮은 편이긴 하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 임상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나, 증상은 감기가 약 7일인 반면, 20일 정도 오래 지속하는 게 특징이다. 다만 인플루엔자 및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중복 감염이 발생 시 일부 사례에서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질병청은 의료기관 진료를 통한 조기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단체 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및 증상발현 시 등교 자제와 진료가 필요한 이유다.
미국 제약사 MSD 매뉴얼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는 기도, 요로, 생식관의 감염을 야기하는 박테리아다. 일반적으로 호흡기계(호흡에 관여하는 신체 부위)에 경미한 감염을 유발하는데 때때로 이 박테리아는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더 심각한 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많은 마이코플라스마의 소변 및 생식기 감염 환자들, 특히 여성들에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존재하는 경우, 이는 클라미디아의 소변과 생식기 감염 증상과 유사하고 성별과 감염 위치에 따라 다르다. 여성은 배뇨 중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 또는 작열감을 느낄 수 있고, 남성은 배뇨 중 작열감을 인지하고 때로는 음경에서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세포벽 없는 마이코플라스마와 항생제 내성
마이코플라스마는 다른 박테리아와 달리 단단한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주변 조건에 맞게 크기와 모양을 변경할 수 있다. 세포막에 작용하는 항생제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켜 세균으로 하여금 세포 내·외부의 균형을 잃게 해 사멸하게 한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과 같은 많은 항생제는 세포벽을 약화시켜 박테리아를 죽이는데, 미코플라스마는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많은 항생제들이 이를 죽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항생제에 내성이 있다. 2000년대부터 M. pneumoniae에서 마크로라이드계에 대한 내성이 나타났다. 이 문제는 특히 저항률이 90%에 달하는 아시아에서 문제가 되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마크로라이드 내성이 보고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마크로라이드 내성 균주로 인한 감염 환자는 마크로라이드 감수성 균주에 감염된 환자보다 발열과 기침이 더 오랫동안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생제 없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인한 감염에서 회복된다. 보통 의사는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데 항생제는 조기에 시작하면 환자가 감염에서 더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CDC는 전문가들은 처방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마크로라이드 내성의 정도와 임상적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MSD 매뉴얼에 따르면 미코플라스마 감염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과 테트라사이클린계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때때로 플루오로퀴놀론계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이나 목시플록사신(moxifloxacin)과 같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다만, 임상의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어린 소아에게 테트라사이클린과 플루오로퀴놀론을 처방해서는 안 된다.(CDC)
흔히 '마이신'이라고 불리는 항생제가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다. 국내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의 치료로 마크로라이드계(macrolides), 테트라사이클린계(tetracyclines) 및 퀴놀론계(quinolone) 항생제를 투약한다. 단, 테트라사이클린계 및 퀴놀론계 항생제는 각각 만 12세 미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사용에 연령 제한이 있다.

한편,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주로 소아 및 학령기 아동, 젊은 성인층에서 유행하는 폐렴의 흔한 원인으로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비말 또는 환자와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고, 같이 생활하는 가족이나 보육시설, 기숙사 등 집단시설로부터 전파가 일어나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등교·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했다.
17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올바른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케미컬뉴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