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천 년 동안 탐폰 사용
어플리케이터형, 디지털형
삽입 공포와 질막(처녀막)에 대한 잘못된 인식
탐폰의 사용은 생리가 시작되는 소녀들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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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리대와 비교해서 월등한 활동성을 가지고 있는 ‘탐폰’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며, 어떤 논란이 있는지 이슈들을 하나씩 파헤쳐본다. 

탐폰(tampon)이라는 말의 어원은 중세 프랑스에서 비롯된 tapon에서 왔다. '플러그, 스토퍼'의 변형된 형태로, 생리혈을 흡수하기 위해 질에 삽입하는 부드러운 물질의 플러그의 형태로 설계된 여성 위생 제품이다.

여러 국가들은 탐폰을 의료 기기로 규제하며, 상처를 막거나 신체의 개구부를 막고 혈액이나 분비물을 흡수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여성들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천 년 동안 탐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인쇄된 의료 문서인 ‘파피루스 에버스’는 기원전 15세기 이집트 여성, 로마 여성은 울 탐폰을 사용했으며, 고대 일본 여성은 종이로 탐폰을 만들어 붕대로 제자리를 고정시켜 하루에 10~12번 바꿨다고 한다. 전통적인 하와이 여성들은 hapu'u라고 불리는 토종 양치류의 모피 부분을 사용했다고 한다.
[출처=낸시 프리드먼‘탐폰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1981)’]

튜브형 어플리케이터를 사용한 최초의 현대 탐폰은 Tampas이며, 여성 부인과 의사인 주디스 애서-미태그 박사가 여성 해부학을 연구하는 동안 어플리케이터없이 삽입할 수 있는 디지털 스타일 탐폰을 개발했다.

탐폰의 타입별 종류

탐폰은 삽입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터의 유무에 따라 어플리케이터 타입과 디지털 타입 두가지로  크게 구분된다. 

ⓒ포인트경제, 탐폰의 타입별 구분(어플리케이터의 유무에 따라 어플리케이터 타입과 디지털 타입으로 구분된다)
탐폰의 타입별 구분(어플리케이터의 유무에 따라 어플리케이터 타입과 디지털 타입으로 구분된다) [이미지 출처=해피문데이]ⓒ포인트경제CG

애플리케이터 타입은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탐폰이 이에 해당한다. 애플리케이터 재질에 따라 카드보드 타입 혹은 플라스틱 타입으로 나뉜다.

플라스틱 타입이 한국에서 주로 유통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삽입이 쉽기 때문이다. 매끈한 재질 덕분에 삽입도 더 부드럽다. 하지만 환경 오염 등의 문제로 카드보드 타입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젠 친환경적인 천연소재의 바이오플라스틱 타입도 출시되어지고 있다. 

카드보드 타입은 처음 사용자에게는 단단하고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오래 착용하거나 양이 많을 때는 새기도 한다. 양이 많을 경우 소형 생리대 정도는 깔아주는 게 안심이다.

디지털 타입은 총알처럼 생긴 흡수체를 직접 손가락(digit)으로 삽입하는 제품으로 유럽형 제품이 많다. 호주의 경우 애플리케이터가 없는 디지털 타입 탐폰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익숙해지기가 어렵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궁극의 편함을 선사한다고 한다. 흡수체 모양상 새는 것도 제일 덜한 타입이다.

 

생리양에 따른 탐폰 유형

탐폰의 사이즈 구분 기준은 생리대처럼 ‘크기'가 아닌 흡수량'에 있다. 제조업체는 본인들 마음대로 흡수량을 결정하거나 사이즈를 표시할 수 없고 나라에서 정한 사이즈별 흡수량 범위를 따라야 한다.

[출처=해피문데이]
[이미지 출처=월경언니 홈: 탐폰에 대한 TMI ]

한국 식약처의 흡수량 기준의 범위가 미국 FDA 기준보다 더 넓은 편이다. 미국이 한국과 비교해 탐폰 사용률이 더 높고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어서 그런지 사이즈 구분도 더 많은 편이다. 

생리대는 사이즈를 모를때 일단 큰 걸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탐폰은 꼭 본인에게 필요한 흡수량에 맞춰 사이즈를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사이즈 구분은 두 나라 모두 4개 이상 되어있지만, 국내에서 실제 접할 수 있는 사이즈는 레귤러와 슈퍼 두 가지뿐이다.

서울 직장여성 A(42)씨는 탐폰을 사용한지 7년째인데, 생리 시작할때와 끝무렵은 레귤러를 사용하고, 양이 많은 날에만 슈퍼 사이즈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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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탐폰 진열대 2019.09.06 ⓒ포인트경제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의 탐폰 진열대를 찾으니, 국내 탐폰 제품 3종(좋은 느낌 탐폰, 화이트 탐폰, 템포)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 3종 모두 레귤러와 슈퍼 두가지 사이즈만 있었다. 
 

탐폰 사용법

탐폰 사용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포인트경제, 탐폰 사용법 [이미지 출처=위키하우]
  1. 탐폰을 바르게 잡는다. 탐폰의 중간 지점, 즉 작은 튜브가 큰 튜브와 닿는 곳을 엄지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 사이에 놓는다. 그리고 끈이 연결된 어플리케이터 끝 부분에 검지 손가락을 댄다.
     
  2. 어플리케이터의 위쪽, 두꺼운 쪽의 절반을 속으로 천천히 삽입한다. 허리의 뒷부분을 향해 밀어 넣고, 손가락이 살에 닿을 때까지 몇 센티미터 삽입한다. 이 때, 손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생리혈 자체는 박테리아가 옮지만 않으면 사실 매우 깨끗하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 손을 다시 씻도록 한다.
     
  3. 집게 손가락으로 어플리케이터의 하단을 (얇은 부분) 눌러 삽입한다. 탐폰이 신체 내부에 삽입된 상태에서 탐폰의 흡수체가 몇 센티미터 더 안으로 들어오도록 한다. 어플리케이터의 하단이 두꺼운 상단에 완전히 들어갈 때 멈추면 된다.
     
  4. 어플리케이터를 꺼낸다. 천천히 어플리케이터를 질 밖으로 꺼낸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침을 따라 잘 삽입이 된 경우 탐폰이 몸 밖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일단 어플리케이터가 밖으로 나오면, 탐폰의 포장지 또는 휴지에 싸서 휴지통에 버린다.
    *절대 어플리케이터를 변기에 버리지 않는다 – 이는 배관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출처=위키하우]

제대로 삽입이 되었다면 체내 탐폰을 느낄 수 없어야 하며,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앉거나 걷는 것이 불편하다면 잘못 삽입된 것이다. 대개 탐폰이 질 내부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했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 질 내부에 손가락을 넣고 탐폰을 느껴지면 살짝 누른 다음 다시 조금 걸어본다. 만약 여전히 아프고 불편하면 꺼내고 새 것으로 다시 삽입을 해야한다.

탐폰은 제거할때는 끈을 잡고 부드럽게 탐폰을 질 밖으로 천천히 빼낸다. 그리고 휴지에 싸서 휴지통에 버린다. 화장실이 막힐 수 있으므로 변기에 넣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의 여성 건강관련 생리주기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Flo의 의료팀인 의사 안나 클렙츄고바는 탐폰 사용에서 명심해야할 것들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 양에 따라 탐폰을 선택하기
    - 적게 나올때 초흡수 탐폰을 사용한다면 질벽에 달라 붙어 제거할때 작은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 최소 4시간마다 교체하기
    - 탐폰을 오래 방치하면 드물지만 갑작스럽고 치명적인 박테리아 성 질환인 독성 쇼크증후군(TSS)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무향 탐폰 사용
    - 질의 섬세한 pH균형을 방해할 수 있는 유해 화학 물질이 없는 무향 탐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Flo의료팀은 “탐폰의 사용은 생리가 시작되는 소녀들도 가능하고. 사용여부와 시기는 개인적인 결정임으로 사용연령은 없다”고 했다. 

국내 탐폰 인식과 질막(질주름) 논란

국내에서도 최근들어 탐폰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탐폰 사용을 꺼리기도 하는데, 이런 이유는 무언가를 질 내에 삽입한다는 공포감과 질막(처녀막이라는 용어로 알려진 )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질막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 편이라  질막으로 성관계 유무를 이야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질막의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고 완전히 막혀있는 형태가 아니다. 정말 완전히 막혀있다면 생리혈이 아예 빠져나 수 없기 때문에 병원에 가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생리가 시작되면서 질막이 열리게 됨으로 탐폰 사용으로 질막이 훼손되는 개념은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출처=나무위키]

질막(처녀막)은 성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변형되거나 파열될 수 있으며, 성행위를 자주 했음에도 모양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질막이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처음으로 성행위를 했을 때 질막 파열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성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출처=서울아산병원]

2년전엔 한 TV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의 삽입형 생리용품과 처녀막 관련 질문에 산부인과 전문의는 "처녀막이 막혀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그게 막혀있는 거면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하는 생리는 어디서 나올까요? " 라고 하며, “처녀막은 막혀있는 게 아니다. 질 하단부를 둘러싼 얇은 섬유조직”이라고 했다. 덧붙여 “탐폰이나 생리컵은 막 안쪽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출연진들이 “이걸 왜 처녀막이라고 하는거냐” 고 하자 전문의는 “저도 궁금하다. 왜 처녀막이라고 해서 여자들한테 고통을 주는건지”라고 한 바있다. 

용어에 대해 변경하자는 움직임도 있어왔다. '질주름' 이라고도 하고, 아직 혼합하여 사용 중인 현실이다.

여성의 질 입구에 있는 얇은 점막 주름인 ‘처녀막’을 영어로는 ‘hymen’이라고 하는데,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결혼의 신 ‘히멘(Hymen)’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처녀’라는 말이 오늘날처럼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을 뜻하게 된 것은 서양의 ‘hymen’ 개념을 ‘처녀막’으로 번역한 이후라고 한다.
《춘추좌씨전》에도 ‘처녀(處女)’라는 말이 나오는데 원래는 ‘올바른 여성’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다가 1774년 출간된 《해체신서》에서 처음으로 ‘처녀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처녀’가 ‘성경험이 없는 여성’을 의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출처='우리 몸 사전' 최현석 | 서해문집 2017.10.25]

탐폰의 사용에 대한 이런 비슷한 이유들로 이슬람 국가나 멕시코 등의 일부 기독교 국가 역시 탐폰 사용도가 낮은데, 요즘 같이 정확한 정보 검색이 쉬운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 특히나 IT강국인 한국이라면 보다 정확한 인식과 문화가 자리잡혀야 한다고 판단된다. 

[생리용품, 탐폰 파헤치기] 기획기사 두번째는 ‘탐폰 사용 현황과 시장변화’ 에 대한 내용이 예정되어 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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