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화질소, 질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이루어진 기체 화합물
의료용 마취, 환각물질로도 사용됨
약간의 독성이 있어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산소결핍
투약 적정량을 지키면 문제 없어 어린이치과에서 많이 사용
실제 치과치료 중 여아 사망사고로 불안과 충격

[출처=스마일디자인치과]
[사진 출처=S치과]

어린이 치과에서 자주 사용되는 '웃음가스'.
환각물질로 풍선에 넣어서 흡입하는 '해피벌룬'.

이것은 모두 아산화질소가 원료이다. 아산화질소란 어떤 물질이며, 우리 몸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어린이 치과에서 사용되는 웃음가스의 위험도는 없는지 알아본다. 

어른이나 어린이나 치과가 무서운건 마찬가지겠지만, 경험이 적은 어린이는 더 무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요즘에는 어린이 환자대상 어린이 전문 치과도 많이 눈에 띈다. 

이런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위한 '웃음가스' 나 수면치료 등을 보통 권하는데 이 가스를 흡입하면 자극과 통증에 둔해지기 때문에 두려움이 큰 어린아이나 성인환자 30~45분 정도 소요되는 가벼운 시술에 적합하다고 알려져있다. 

아산화 질소(亞酸化窒素,일산화이질소/一酸化二窒素,영어: Nitrous oxide)는 질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이루어진 기체 화합물이다. 일산화이질소·산화이질소라고도 한다. 화학식 N2O. 감미로운 향기와 단맛을 지닌다. 액체·고체 모두 흰색이며, 물·알코올에는 잘 녹지 않고, 상온에서 승화성 물질이다.

아산화질소 화학식 N2O

화학적 성질은 산과 비슷하며, 나무조각·석탄·석유 등은 공기 중에서보다 이 속에서 더 잘 탄다. 이 기체를 흡입하면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마치 웃는 것처럼 보여, 소기(笑氣), 웃음 가스(laughing gas)라고도 한다.

또, 마취성이 있어 간단한 외과수술시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산소 10%를 혼합하여 사용하며, 독성·자극성이 약하고 안전하지만, 높은 농도를 필요로 하므로 산소결핍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아산화질소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다.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산소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의료용 마취에도 쓰이는 아산화질소는 문제가 되는 환각물질로도 사용된다. 

지난 5월, 환각물질인 '해피벌룬'을 유통하고 흡입한 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상습적인 흡입이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이번 검거자들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환각 화학물질인 해피벌룬을 유통한 A씨(34) 등 12명과 이를 흡입한 B씨(29) 등 83명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붙잡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해피벌룬은 의료용 마취나 휘핑크림에 사용되는 아산화질소를 풍선 안에 넣은 것이다. 웃음가스, 행복가스로도 불린다.

해피벌룬 도구들. [사진 = 광주지검 제공]
해피벌룬 도구들. [사진 출처 = 광주지검]

해피벌룬 흡입의 부작용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산화질소 상습 흡입은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중추신경 마비로 척추가 손상돼고 근력이 약해지는 병이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번에 상습 흡입으로 검거된 83명 가운데 4명이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23)의 경우 순환·호흡계통 등에 이상이 발견돼 수개월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자들 중에 20~30대가 많았는데, 조사할 때 보니 대부분 걸음걸이가 뒤뚱뒤뚱했다"며 "(증후군) 진단서를 내지 않은 사람들도 경미하게나마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산화질소는 주로 의료용 보조마취제나 산업용 반도체 세정제, 휘핑크림 제조를 위한 식품첨가물 등으로 이용된다. 반복해서 흡입하면 마비나 질식 증상이 올 수 있고, 저산소 혈증이나 뇌손상을 일으켜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산화질소의 마취효과가 낮아 환자마다 일정한 양의 아산화질소를 투입하는 것이 힘들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신체에 부작용을 주지 않는 이상적인 마취가 가능한 아산화질소 농도는 어느 정도일까.

평소 마취가 많이 이뤄지는 성형외과에서 가장 강력한 수면마취를 할 경우에도 마취가 잘되는 사람과 잘 안 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약한 마취제로 분류되는 아산화질소를 쓰더라도 어떤 사람은 낮은 농도(아산화질소 30% 이하)에서 마취가 잘되는데, 다른 사람은 높은 농도(아산화질소 50% 이하)에서도 마취가 잘되지 않는다. 치과에서는 의료장비를 통해 환자에게 공급되는 아산화질소 농도를 최고 7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니 어린이치과에서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웃음가스도 마취효과가 잘 드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고, 안드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치과에서 웃음가스 사용시 접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구토가 있다. 가스를 오랜 시간 흡입했거나, 식사 후 바로 웃음가스 치료를 했을 시 간혹 구토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구토를 방지하기 위해 치료 당일은 가벼운 식사를 하고, 3~4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감기나 비염으로 코가 막혀있는 경우, 진정작용을 충분히 얻기 어렵기 때문에 몸 상태도 고려해서 웃은가스 사용을 결정해야 한다. 

의료용으로도 사용되는 아산화질소의 흡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2년전 천안의 한 어린이 전문치과에서 치료받던 30개월 여아가 사망하면서 치과진료 시 어린이에게 행해지는 진정치료에 대한 불안과 세간의 충격이 컸다. 

코와 입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아산화질소는 혈액에 녹아 들어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를 낮춘다. 그만큼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은 떨어진다. 해피벌룬을 흡입하고 정신이 몽롱해지는 증상은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아산화질소 흡입량이 늘어나면 자칫 저산소증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간 흡입 시 피를 만드는 조혈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세포벽의 이온채널을 막아 세포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중추신경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아산화질소를 치료에 사용하는 치과 전문의들 역시 아산화질소를 다량으로 급격하게 흡입하면 신경장애와 백혈구 감소로 악성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위험성으로 인해 현재 외국에서는 아산화질소 사용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의 많은 도시들은 아산화질소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도시에서는 9월 4일께는 미성년자 들에게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나라도 2017년 환경부가 7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고, 이후 아산화질소는 톨루엔, 초산에틸, 부탄가스 등과 마찬가지로 환각물질로 분류되며,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흡입하거나 흡입 목적으로 소지, 판매, 제공하는 것이 금지됐다.

한 과학매체에 따르면, 최승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역한 냄새를 풍기는 마취제와 달리 부드럽게 넘길 수 있어 아직도 치과에서 어린이를 마취할 때 산소와 1:1 또는 1:2 비율로 섞어서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화질소는 질소보다 용해도가 크다. 이는 혈액에서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를 낮춰 뇌로 가는 산소량을 떨어뜨린다. 최 교수는 “N2O 부작용으로 저산소증을 비롯해 DNA손상, 태아 기형유발 등이 발견됐다”며 “일반적인 의료 환경에서도 보조제 역할로 간혹 소량을 쓰기도 하지만 훨씬 부작용이 적은 마취제가 많아 사용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투약 적정량을 지키면 문제 없기때문에 현재에도 어린이치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어린이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다른 마취효과 혹은 과다 투여같은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의료관계자는 "가장 안전한 것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곳에서 수면마취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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